‘베테랑 공격수’ 윤주태(33·안산 그리너스)가 축구선수와 크리에이터 일을 병행하기 시작했다. 별명을 따서 만든 유튜브 채널 ‘윤줍태’를 운영하는 그는 동료들을 이기는 게 유튜버로서 목표다.
최근 안산 홈구장 와~스타디움에서 본지와 만난 윤주태는 “기록을 남기고 싶어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다. 팬들이 알 수 있는 게 한정적인데, 궁금증을 풀어주고 싶었다. 라커룸 안의 사정이나 경기 후에 선수들이 어떻게 지내는지를 찍으려고 한다. 팬들이 원하는 것을 많이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1일 첫 영상을 올린 ‘초보 크리에이터’ 윤주태는 쇼츠(짧은 영상)를 제외하고 벌써 8개의 콘텐츠를 게시했다. 그야말로 ‘폭풍 업로드’다. 다만 “아직 영상 촬영이 어색하다”는 그는 유튜브에 매진할 생각은 없다. 축구가 1순위다.
윤주태는 “모든 것을 맡길 수는 없지만, 편집자가 따로 있고 영상도 찍어주신다”며 “지금 축구가 가장 먼저다. 축구에 집중할 수 있는 한에서 유튜브를 하고 싶다고 편집자와 이야기했다. 그래서 같이 시작하게 됐다. 축구에만 집중해도 될까 말까다. 관리를 잘해서 축구 인생을 길게 가져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2011년 FSV 프랑크푸르트에서 프로에 데뷔한 윤주태는 2014년 1월 FC서울 이적 후 큰 사랑을 받았다. 군 복무 시절을 제외하면 서울에서만 여섯 시즌 활약한 그는 2015년 11월 수원 삼성과의 슈퍼매치에서 홀로 네 골을 몰아치는 등 강한 인상을 남겼다. 여전히 ‘윤주태의 그날’을 기억하는 팬이 많다.
그는 “유튜브로 무언가를 한다는 생각은 아직 적다. 서울에서 사랑을 많이 받았는데, 돌려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 유튜브를 통해 팬들과 소통하면서 보답할 수 있다고 본다. 다른 선수들은 팬들과 식사도 하는데, 난 아직 낯설다. 유튜브를 계기로 팬들이랑 식사도 하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윤줍태’라는 채널명은 팬들의 뇌리에 박힐만한 이름이다. 그는 “(고)요한(FC서울)이 형이 내 별명인 ‘줍줍’(골을 잘 주워 먹는다고 해서 붙인 별명)을 넣었으면 좋겠다고 했고, 편집자와 ‘윤줍태’로 하기로 했다”며 “채널명을 바꿀 생각이 없다. 팬분들도 윤줍태라고 한다. 채널명이 와닿은 것 같다”며 웃었다.
원대한 ‘목표’는 세우진 않았다. 윤주태는 신광훈, 백성동(이상 포항 스틸러스)을 콕 집어 “축구선수와 경쟁할 생각은 없는데, 친하게 지내는 이 둘은 이기고 싶다. 이 둘은 따라잡겠다”고 장담했다. 구독자 700명을 넘어선 윤주태는 신광훈의 ‘훈광신광훈(494명)’ 채널을 이미 넘었고, 백성동의 ‘순도니TV(909명)’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물론 신광훈과 백성동의 업로드는 비교적 뜸하다.
윤주태는 “댓글을 달아주시면 궁금증을 풀어드릴 수 있다. 최대한 축구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영상을 찍어 보겠다. 지금 다양하게 찍어 놓은 것도 있다. 축구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패션 등에 관해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시더라. 가끔 내가 산 아이템, 신발 등도 소개해 드리려고 한다”며 매력을 어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