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1일)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오늘이라도 이렇게 도움이 될 수 있어 굉장히 만족스럽다."
오스틴 딘(29)이 LG 트윈스의 해결사로 돌아왔다.
오스틴은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정규시즌 키움 히어로즈와 홈경기에서 4번 타자·1루수로 선발 출전해 1타수 1안타(1홈런) 3볼넷 2타점 2득점 맹활약했다.
하루 전과는 180도 다른 모습이다. 그는 지난 11일 잠실 키움전에도 출전했으나 경기 도중 퇴장, 팀이 어렵게 경기 후반을 운용하게 한 요인이 됐다. 6회 말 1볼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장재영의 4구째 직구를 지켜보며 루킹 삼진을 당했고, 판정에 대한 항의를 하다 송수근 주심과 언쟁을 벌였다. 헬멧과 방망이를 집어던질 정도로 표현이 강했고, 결국 이로 인해 퇴장 선언을 받았다. LG가 접전 끝에 5-3으로 승리했으나 중심 타자인 오스틴으로서는 팀에 미안함이 클 수밖에 없었다.
염경엽 LG 감독은 12일 경기 전 "흥분하지 말라고 얘기는 하지만, 경기에 몰입하다 보면 어쩔 수 없다"며 "자기도 미안한지 어제 라커룸에서 나와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더라"고 떠올렸다.
오스틴은 12일 스스로 빚을 씻어냈다. 팀이 3-2 접전으로 앞서던 5회 말 2사 1루 상황에서 이안 맥키니에게 투런포를 기록, 팀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비거리가 130.6m, 발사각도 23도에 타구 속도가 무려 174.3㎞/h에 달하는 '미사일' 홈런이었다.
경기가 끝난 후 취재진과 만난 오스틴은 "굉장히 좋았던 홈런이다. 거의 장외홈런이 될 ㅃ너했다고 들었다. 그건 좀 아쉽다"고 웃으면서 "무엇보다도 팀 승리에 기여하게 돼 정말 좋았다. 어제(11일)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고, 도움이 많이 안 됐다. 오늘(12일)이라도 이렇게 출전해 도움될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최근 부진에서 빠져나온 것도 의미가 크다. 오스틴은 이날 경기 전까지 최근 10경기 타율 0.194(36타수 7안타)로 다소 가라앉아 있었다. 상대 투수들의 견제는 이날도 3볼넷으로 증명됐지만, 남은 한 타석 상대의 실투를 놓치지 않고 결정적인 결과물을 내는 데 성공했다.
오스틴은 "지난 3년간 미국에서는 백업을 맡았기에 풀타임 출전은 오랜만이다. 많이 힘들지만, 핑계를 댈 수 없다. 그래도 최대한 다른 핑계 없이 끝까지 시즌을 헤쳐나가는 것이 주된 목표"라고 다짐했다.
전날 라커룸 에피소드도 전했다. 오스틴은 "퇴장당한 후 굉장히 미안했지만, 팀원들을 대신해 콜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하고 싶었다"며 "라커룸에 들어가 팀이 이기길 계속 기도하고 있었는데, 이겨서 너무 자랑스러웠다. 특히 김현수가 홈런을 쳤을 때 나도 기뻐서 라커룸에서 난리를 치긴 했다. 팀원들이 내 빈자리를 메꿔 승리를 챙겨와 너무 좋았다"고 떠올렸다.
130m 홈런을 친 감상 역시 의미가 있었다. 오스틴은 "굉장히 손맛이 좋았다. 비거리가 엄청 멀리 나갔다는 건 알았는데, 동료들이 말해줘서야 기록을 알았다. 그 홈런으로 우리가 쐐기를 박은 것도 좋았다. 그런 요소를 뺀다면 이제껏 친 홈런 중 느낌은 아마 최고였지 싶다"고 했다.
한국 1년 차 오스틴은 첫 해부터 정규시즌 우승을 달성할 가능성이 크다. LG는 12일 기준 60승에 선착하면서 2위 SSG 랜더스와 6.5경기 차를 유지하고 있다. 오스틴은 "팀원들이 굉장히 잘해주고 있고, 나도 현재 팀 내에서 외국인 타자와 1루수라는 중요한 포지션을 맡고 있다. 우리 팀 장점은 내가 빠져도 누군가 그걸 메꿀 수 있다는 점"이라며 "항상 잘하는 김현수, 최근 무시무시한 홍창기도 있다. 나 역시 그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좋은 모습 계속 보이며 앞으로도 이렇게 시즌 끝까지 헤쳐나가는 것이 주된 목표다"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