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가운데 이날 토트넘은 히샬리송을 필두로 손흥민과 제임스 매디슨, 데얀 쿨루셉스키가 2선에 포진하는 4-2-3-1 전형을 가동했다. 이브 비수마와 올리버 스킵은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다. 데스티니 우도지와 미키 판더펜, 크리스티안 로메로, 에메르송 로얄은 수비라인을, 굴리엘모 비카리오는 골문을 각각 지켰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앞선 프리시즌 내내 4-2-3-1 전형을 유지했고, 이날도 같은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매디슨과 판더펜, 우도지, 비카리오는 이날 경기를 통해 데뷔전을 치렀다.
토트넘의 출발이 좋았다. 전반 11분 만에 균형을 깨트렸다. 문전으로 날카롭게 향한 매디슨의 프리킥을 로메로가 헤더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로메로의 오프사이드 여부가 VAR 대상이 됐지만 온사이드로 인정됐다. 다만 득점 장면에서 뇌진탕 증세를 보인 로메로는 곧바로 다빈손 산체스와 교체돼 일찌감치 경기를 마쳤다.
안방에서 일격을 맞은 브렌트포드의 거센 반격이 이어졌다. 전반 15분 페널티 박스 왼쪽을 파고든 브라이언 음뵈모의 강력한 왼발 슈팅을 비카리오 골키퍼가 가까스로 쳐냈다. 그러나 전반 26분 통한의 PK 실점을 허용했다. 손흥민의 파울이 화근이 됐다. 페널티 박스 안 수비 과정에서 상대의 발목을 가격했다. VAR을 거쳐 손흥민의 파울과 PK가 선언됐다. 앞서 골을 놓친 음뵈모가 동점골을 넣었다.
손흥민에게도 실수를 만회할 기회가 찾아왔다. 전반 35분 에메르송이 오른쪽 측면을 돌파하다 페널티 박스 안에 있던 손흥민에게 연결됐다. 손흥민의 슈팅이 빗맞으면서 그대로 수비에 걸렸다. 공식 기록에도 슈팅으로 집계되지 않았다.
리드를 잡을 기회를 놓친 토트넘은 1분 뒤 역전골을 실점했다. 기습적인 프리킥에 측면이 무너졌고, 리코 헨리가 땅볼 크로스를 전달했다. 이 패스를 요안 위사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마무리했다. 수비수 판더펜에 맞고 굴절까지 되면서 비카리오 골키퍼 입장에서도 막기 어려웠다.
무려 11분이 주어진 추가시간 동안 토트넘의 파상공세가 이어졌다. 손흥민도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매디슨의 크로스를 수비가 헤더로 걷어내 반대편으로 흘렀고, 손흥민이 골 에어리어 왼쪽에서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다. 슈팅은 그러나 골대를 크게 외면했다.
한 차례 아쉬움을 삼킨 토트넘은 기어코 동점골을 넣었다. 매디슨이 아크 정면에서 드리블을 시도하다 흐른 공을 에메르송이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EPL 사무국은 이 장면 역시 매디슨의 어시스트로 인정했다. 이에 질세라 브렌트포드도 역습 상황에서 추가골을 노렸지만 빈 골문을 향한 음뵈모의 슈팅이 골대를 벗어났다.
후반에도 불꽃이 튀었다. 토트넘이 매디슨과 산체스 등 연이은 슈팅으로 역전골을 노렸다. 브렌트포드 역시 빠른 역습으로 맞섰다. 비탈리 야넬트와 미켈 담스고르의 연이은 슈팅이 토트넘 골문을 향했지만 비카리오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후반 15분 손흥민에게 다시 한번 결정적인 득점 기회가 찾아왔다.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쿨루셉스키의 크로스가 수비에 맞고 굴절돼 반대편으로 흘렀고, 이 공이 골 에어리어 왼쪽에 있던 손흥민에게 곧바로 연결됐다. 손흥민은 수비 방해 없이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지만, 슈팅은 골키퍼 선방에 막혀 또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이후 토트넘은 주도권을 쥔 채 브렌트포드의 빈틈을 찾았다. 다만 페널티 박스 안을 파고든 히샬리송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히는 등 좀처럼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브렌트포드의 두터운 수비벽도 쉽게 허물어지지 않았다. 되려 상대 역습에 수비 뒷공간이 무너지며 위기를 허용하기도 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후반 30분 손흥민과 스킵을 빼는 대신 이반 페리시치와 파페 사르를 각각 투입하는 변화를 줬다. 페리시치가 손흥민 대신 왼쪽 윙포워드 역할을 맡았다. 손흥민의 새 시즌 EPL 첫 경기이자 캡틴 데뷔전은 아쉬움을 가득 남겼다.
손흥민이 빠진 뒤에도 토트넘은 브렌트포드의 빈틈을 찾으려 애썼다. 그러나 굳게 닫힌 브렌트포드 수비벽은 끝내 열리지 않았다. 히샬리송이 결정적인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등 아쉬운 장면들도 적지 않았다. 브렌트포드 역시도 결정적인 기회까진 만들지 못했다. 결실 없는 두 팀의 공방전이 경기 마지막까지 이어졌다. 결국 두 팀의 경기는 2-2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김명석 기자 clear@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