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성이 미트윌란 이적 후 유럽 대항전 무대에서 1호 골을 신고했다. 팀은 대승을 거뒀고, 본선 무대에 한 발짝 가까워졌다.
미트윌란은 18일 오전(한국시간) 덴마크 헤르닝의 MCH 아레나에서 열린 오모니아(키프로스)와의 2023~24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컨퍼런스리그(UECL) 3차 예선 2차전에서 5-1로 이겼다. 미트윌란은 1차전 원정에서 0-1로 졌지만, 홈 경기에서 이를 만회하며 플레이오프 무대로 향했다. 본선 무대까지는 단 한걸음 남은 셈이다.
조규성은 이날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 78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특히 전반 27분 만에 페널티킥(PK) 선제골을 넣으며 시즌 4호 골을 신고했다. 지난 8일 바일레 BK와의 원정 경기에서 PK을 얻어내고도 이를 실축해 고개를 숙였는데, 10일 만에 이를 만회했다.
특히 이 득점은 조규성의 유럽 대항전 첫 번째 골이다. 그는 지난 2차 예선 2경기와 3차 예선 1차전까지 득점이 없었는데, 마침내 골망을 흔들었다.
미트윌란은 이날 일찌감치 상대 수비수 아오니스 쿠술로스가 레드카드를 받으며 수적 우위를 점했다. 이때 얻어낸 페널티킥을 조규성이 왼쪽으로 강하게 차 넣으며 일찌감치 리드를 잡았다.
오모니아의 반격이 곧바로 나왔다. 4분 뒤 후방에서 길에 찔러준 공을 안드로니코스 카코울리스가 침투에 성공한 뒤 멋진 칩슛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41분에는 조규성이 강한 헤더를 시도했는데, 이는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두드리던 미트윌란의 공격은 프란쿨리노가 연속 골을 터뜨리며 단숨에 3-1로 앞서갔다.
후반전에도 미트윌란의 우세가 이어졌다. 후반의 포문을 연 것도 조규성이었다. 조규성은 후반 1분 박스 안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는데, 상대 수비를 맞고 굴절돼 아쉬움을 삼켰다.
쐐기를 박은 건 프란쿨리노였다. 그는 후반 19분 소리 카바의 헤더를 바이시클킥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며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이후 미트윌란은 후반 35분 아민 기고비치가 팀의 다섯 번째 골까지 넣었다. 족성은 후반 34분 교체돼 임무를 마쳤다.
한편 플레이오프로 향한 미트윌란의 다음 상대는 레기아 바르샤바(폴란드)다. 레기아는 같은 날 FK 오스트리아 빈(오스트리아)을 상대로 2차전 5-3 대승을 거뒀다. 합계 6-5 난타전을 벌인 끝에 플레이오프 무대로 향했다.
지난 11일 미트윌란과 2028년까지 장기 계약을 맺은 조규성은 특유의 골 세리머니 자세와 덴마크에 입성했다. 당시 스벤 그라베르센 미트윌란 단장은 “1년 넘게 조규성을 지켜봤고, 월드컵 이후 유럽 여러 곳에서 그에게 매력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한국 대표팀의 주전 멤버이자 전북 출신의 득점왕이기 때문에 그를 영입하기 위한 많은 경쟁이 있었다”며 “조규성도 미트윌란을 자신에게 적합한 곳으로 생각한 것 같아 기쁘다”고 전했다.
이어 “조규성은 완벽한 스트라이커다. 그는 좋은 체격의 이점을 살리고, 박스 안에서의 위치 선정에 능숙할 뿐만 아니라 골대를 등지고 플레이하며 발생하는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기술적으로 강하며 머리와 양발을 모두 사용할 수 있고, 마무리 능력이 뛰어나다”면서 큰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조규성 역시 구단을 통해 “유럽에 갈 기회는 많았지만, 이번이 적기라고 생각했다. 미트윌란은 나를 영입하기 위해 매우 헌신적으로 노력해 왔고, 나는 이것이 올바른 선택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나는 사교적이고 외향적인 성격이다. 팀원들과 친하게 지내는 것이 중요하고 팀원들을 알아가고 싶다. 이제 이적이 확정됐고, 경기장 안팎에서 미트윌란과 새로운 시작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팀 적응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조규성은 자신의 발언을 지키고 있다. 그는 프리시즌 연습경기만 소화했지만, 곧바로 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심지어 당시 멋진 헤더골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샬케보르와의 홈 경기에선 역습 상황에서 멋진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팀의 추가 골을 터뜨렸다. 특유의 세리머니도 펼쳤다. 일찌감치 팬들의 마음도 사로잡았다. 장내 아나운서가 ‘규성’이라 선창하면, 팬들은 ‘조’라고 입을 모으며 그를 칭송했다. 단 리그 2경기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세 번째 경기에선 왼발이었다. 조규성은 링비와의 경기에서 후반전 교체 투입돼 후반 추가시간 골 맛을 봤다. 직전 UECL 2차 예선에서 120분을 소화한 탓에 벤치에서 출격했지만, 팀의 영패를 막는 만회 골을 터뜨렸다. 조규성은 상대 수비수와 몸싸움을 이겨낸 뒤 골키퍼를 넘기는 감각적인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조규성의 리그 3경기 연속골. 헤더·오른발·왼발으로 골망을 흔들며 자신의 장점을 3경기 만에 모두 뽐냈다. 특히 덴마크 베트365는 이날 “조규성은 지난 15시즌 동안 데뷔 세 경기 연속 골을 넣은 최초의 미트윌란 선수가 됐다”고 조명했다. 이적하자마자 구단 역사에 이름을 새긴 셈이다. 이미 리그 사무국이 발표한 7월 이달의 베스트11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그는 4-4-2 전형의 오른쪽 공격수에 배치됐다.
조규성은 UECL 예선 경기에서도 꾸준히 출석 도장을 찍으며 완전히 주전으로 도약했다. 직전 경기에서 PK를 놓친 것이 유일한 아쉬움이었지만, UECL 플레이오프를 앞둔 중요한 날 이를 만회하며 웃었다. 조규성이 자신의 유럽 무대 첫 번째 시즌에서 곧바로 UECL 본선을 밟을 수 있을지가 관전 요소다.
미트윌란은 지난 시즌 리그 7위로 마무리해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리그 첫 4경기서 3승 1패를 거두며 나쁘지 않은 출발을 했다. ‘에이스’의 등번호인 10번 조규성이 팀을 어디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지 팬들의 시선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