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 벤츠 그룹의 최고경영자(CEO) 올라 칼레니우스 회장이 24일 전기차 관련 한국 업체들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국내 언론을 대상으로 한 간담회에서 벤츠 그룹의 전동화 및 지속가능 전략을 발표했다. 그는 전날 SK그룹 최태원 수석부회장 등을 만났고, 이날 간담회와 국내 공급업체 면담을 마치고 출국할 예정이다.
먼저 칼레니우스 회장은 탈탄소화를 향후 20년간 벤츠 그룹의 가장 중요한 전략이라고 강조하고, 지속가능한 모빌리티를 위한 비전 '앰비션 2039'를 다시 한번 소개했다.
벤츠 그룹은 2039년까지 기술 개발부터 원자재 수급, 생산, 서비스에 이르는 모든 영역에서 탄소 중립을 이룰 방침이다. 이에 따라 2025년까지 전기차 등 전기구동 차량의 점유율을 최대 50%까지 올리고, 2030년 시장 여건이 허락할 경우 모든 라인업을 전기차로 전환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지금은 탈탄소화를 맞아 자동차라는 제품이 재창조되는 시기"라며 "2040년이 되기 전에 공급과 운영, 제품까지 모든 비즈니스에서 탈탄소화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2030년까지 모든 차량을 전기차로 100% 전환하는 것은 시장 여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시장의 준비가 충분치 않는다면 내연기관차 등과 공존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탈탄소화와 더불어 벤츠만의 럭셔리한 고객 경험을 유지할 수 있도록 품질 경쟁력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벤츠는 100년이 넘는 기간 탁월한 주행 능력과 최첨단 안전 기능 등으로 퀄리티를 지켜왔다"며 "고객들에게 벤츠를 선망하는 자동차로 만들어준 그 느낌을 유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칼레니우스 회장은 자동차 업계의 전동화 전환을 위해서는 충전 시스템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한국에서도 자사 고출력 충전(HPC) 네트워크를 구축해 '충전 진보'를 일으키겠다고 약속했다.
벤츠의 HPC 네트워크는 벤츠 대리점을 비롯해 편의시설, 주요 도로에 인접한 핵심 도시, 인구 밀집 지역 등에 고출력 충전 허브를 구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앞서 벤츠는 북미 전역에 2027년까지 400개 이상의 충전 허브를 세워 2천500개 이상 고출력 충전기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글로벌 판매를 온라인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에 대해선 "온라인으로 예약에서부터 구매까지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전 세계적으로 제공할 것"이라면서 "그렇다고 전시장에서 차를 보고 구매하는 방식을 대체하는 것은 아니고, 보완하는 방식으로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을 'K-칼레니우스'라고 부르며 벤츠의 4대 시장인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또 벤츠 제품 생산에 있어 한국 부품업체의 중요성이 크다는 것을 언급하며 전동화 전환을 맞아 배터리 등 전기차 부품업체들과의 협력도 강화하겠다고 했다.
그는 "현재까지 팔리고 있는 벤츠 차량 중에 한국 요소가 포함되지 않는 차량은 없다"며 "이런 협력이 앞으로 강화하고, 탄탄해질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국 내 생산기지 구축에 있어서는 "아시다시피 벤츠는 볼륨(생산 규모)이 큰 그룹은 아니지만 (생산을 위해선) 그 시장에서 충분한 수요가 있어야 한다. 또 그 숫자가 상당히 커야 한다"며 "그 숫자에 도달하면 한국에서의 생산을 고려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
벤츠 코리아는 이날 같은 장소에서 최고급 브랜드 마이바흐의 첫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메르세데스-마이바흐 EQS SUV'를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메르세데스-AMG의 고성능 전기 주행의 비전을 담은 쇼카 '비전 AMG'도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메르세데스-마이바흐 EQS SUV는 1회 예상 충전 주행거리가 600㎞에 달하고, 최대 출력 484kW와 최대 토크 950Nm의 주행 성능을 갖췄다.
비전 AMG는 메르세데스-AMG가 플랫폼부터 디자인, 드라이브 트레인 기술까지 전 과정을 개발한 첫 순수 전기 모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