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블론' 철벽 마무리였던 '서즈메' 서진용(SSG 랜더스)이 뒷문 단속에 처음으로 실패했다.
SSG 랜더스는 27일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 원정 경기에서 연장 승부 끝에 8-5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SSG는 정규시즌 59승 1무 47패를 기록, 2위 KT 위즈 추격을 이어갔다. 반면 두산은 시즌 53패(1무 54승)를 기록, 같은 날 승리한 KIA 타이거즈에게 5위를 내줬다.
결승타의 주인공은 1루수 전의산이었지만, 이목을 끈 건 마무리 서진용이었다. 서진용은 이날 경기 9회 말 1점 차 리드 상황에 등판해 2이닝 1실점으로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고 구원승을 더했다. 시즌 34세이브를 거두는 동안 단 1개도 나오지 않았던 그의 시즌 첫 번째 블론 세이브가 기록되는 순간이었다.
서진용이 등판하기 직전인 8회까지만 해도 경기는 SSG 불펜진의 판정승으로 흘러갔다. 두산 선발 라울 알칸타라와 SSG 선발 문승원은 이날 모두 4실점을 기록했다. 똑같은 4실점은 아니었다. 3이닝 소화에 그친 문승원과 달리 알칸타라는 7이닝 소화로 부담을 최소화했다. 문승원이 채우지 못한 빈자리는 SSG 불펜진이 채웠다. 4회 임준섭부터 불펜을 가동한 SSG는 임준섭(3분의 1이닝)-최민준(1과 3분의 2이닝)-이로운(3분의 2이닝)-고효준(1과 3분의 1이닝)-노경은(1이닝)이 모두 무실점으로 뒷문을 틀어막았다.
SSG와 달리 두산 불펜은 8회부터 마운드에 올랐으나 이를 지키지 못했다. 8회 초 등판한 홍건희가 최정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해 리드를 내줬다. 3번째 타석까지 무안타에 그쳤던 최정은 8회 네 번째 타석 때 홍건희의 146㎞/h 직구를 통타해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으로 연결했다. 타구 속도 165.2㎞/h에 발사각도가 43.1도에 이르는 고각 대포였다. 지난 2016년 이후 8시즌 연속 200루타를 달성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SSG가 최정이 만든 한 점을 그대로 지키는 듯 했지만, 9회 가장 믿었던 수호신 서진용이 무너졌다. 이날 전까지 34세이브로 선두를 달리던 서진용은 단 한 개의 블론 세이브도 없었는데, 그 기록이 이날 드디어 나왔다. 서진용은 9회 1사 후 정수빈과 김재호의 연속 안타로 1사 1·3루 위기에 놓였고, 결국 호세 로하스의 희생 플라이로 5-5 동점을 허용했다. 시즌 51번째 등판, 35번의 세이브 기회 속에 나온 첫 번째 실패였다.
서진용의 블론 세이브로 경기는 연장으로 흘러갔다. 자칫 흐름을 넘겨줄 수 있었지만, 전날 결승포의 주인공 전의산이 다시 방망이를 돌렸다. 6번 타자·1루수로 선발 출전했던 그는 10회 초 2사 2루 상황에서 좌중간에 뚝 떨어지는 1타점 적시타를 기록, 5-5 균형을 다시 무너뜨렸다. 전날 동점 상황서 솔로포로 승리를 이끈 데 이어 이틀 연속 그가 터뜨린 결승타였다. SSG는 이후 김성현의 2타점 적시타를 추가, 석 점 차로 달아나며 승기를 굳혔다. 연장의 빌미를 제공했던 서진용은 10회에도 등판, 이번엔 실점 없이 임무를 마쳤다.
SSG는 결승타로 멀티 히트를 기록한 전의산 외에도 직전 2경기 부진했던 베테랑 추신수가 5타수 3안타 1득점으로 승리의 선봉장이 됐다. 5번 타자 박성한도 4타수 3안타 1타점 고감도 타격을 선보였다. 서진용의 블론 세이브로 결승타가 되지 못했으나 최정 역시 결정적인 솔로포로 8년 연속 200루타 기록을 만들었다.
3연전을 SSG의 2승 1패 위닝 시리즈로 마친 두 팀은 오는 29일부터 주중 3연전에서는 각각 1위팀과 최하위팀을 상대한다. 두산은 잠실에서 LG 트윈스와 3연전을 펼치고, SSG는 홈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불러 맞대결을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