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지역 라이벌 팀 주축 타자였던 브랜든 벨트가 이제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해내고 있다.
류현진은 지난 2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 필드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MLB)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에서 5이닝 동안 4피안타(1피홈런) 2실점을 기록했다. 토론토가 4-2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넘기며 시즌 4승 요건을 갖췄지만, 불펜진이 5-5 동점을 허용한 탓에 승수 추가는 실패했다.
류현진은 쿠어스 필드에서 1승 4패, 평균자책점 7.09를 기록하며 부진했지만, 특유의 완급 조절 능력을 앞세워 선발 투수 임무를 완수했다. 구심의 스트라이크존이 오락가락하는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이날 토론토 타선의 지원은 돋보였다. 류현진이 3회 초 무사 1루에서 엘레후리스 몬테로에게 선제 투런홈런을 맞고 리드를 내줬지만, 바로 추격·역전을 이끌었다. 6회 말 동점을 허용한 뒤에도 7회 빅이닝(5득점)을 만들었다.
가장 돋보인 선수는 벨트였다. 그는 토론토가 0-2로 지고 있던 4회 초 선두 타자로 나서 상대 선발 투수 크리스 플렉센으로부터 우중간 동점 홈런을 쳤다. 6회 초 2-2 동점에서도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안타를 치며 기회를 열었다. 후속 타자 대니 젠슨의 역전 투런홈런 발판을 놓았다.
벨트는 류현진이 팔꿈치 수술 부상 복귀전을 치렀던 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 류현진이 시즌 2승째를 거둔 21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도 각각 홈런 1개와 2개를 치며 타선에서 그를 지원했다. 류현진이 등판한 6경기 중 벨트가 무안타에 그친 경기는 1번뿐이다. 타점도 5개를 기록했다.
벨트는 지난 시즌(2022)까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주전 1루수로 뛰었던 선수다. 류현진이 LA 다저스 소속(2013~2019)으로 뛸 때 자주 투·타 맞대결을 펼쳤다. 류현진이 피안타율 0.231를 기록하며 우세했다.
벨트는 샌프란시스코와 계약이 끝난 뒤 토론토로 이적했다. 전성기 대비 기량이 저하됐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올 시즌 95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3·16홈런을 기록하며 나쁘지 않은 성적을 남겼다. 특히 토론토에 부족한 좌타 라인 한 축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