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라도는 3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6과 3분의 2이닝 동안 피안타 없이 1볼넷 8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키움의 7-0 승리를 이끌었다. 올 시즌 9승(8패)째를 거둔 후라도는 평균자책점도 종전 2.84에서 2.79로 낮췄다.
2위 KT와의 주말 3연전에서 모두 승리한 키움은 지난달 31일 SSG 랜더스전부터 4연승을 거두며 상승세를 탔다. 2위 경쟁 중인 KT와 SSG에 차례로 고춧가루를 뿌렸다. 경기 전 홍원기 키움 감독은 "우리(키움)가 비록 하위권(9위)에 있지만,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선수들도 KT전에서 투지를 보여줬다.
후라도는 3회까지 빠른 공을 앞세워 KT 타자들을 제압했다. 1회 초 1번 타자 김민혁은 바깥쪽(좌타자 기준) 높은 코스 포심 패스트볼(직구)로 좌익수 뜬공을 유도했고, 1사 뒤 상대한 앤서니 알포드도 볼카운트 1볼-1스트라이크에서 낮은 직구로 유격수 땅볼 처리했다. 2회 초 선두 타자로 상대한 4번 박병호도 힘으로 제압했다. 낮은 슬라이더 1개를 보여준 뒤 2구째 몸쪽(우타자 기준) 직구로 빗맞은 외야(중견수) 뜬공을 끌어냈다.
4회부터는 변화구 구사 비율을 높였다. 2번 타자 배정대는 체인지업, 후속 알포드는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각각 삼진과 1루수 뜬공을 잡아냈다. 박병호도 초구 직구, 2구 슬라이더를 각각 바깥쪽에 보여준 뒤 낮은 코스 체인지업을 구사해 스윙 타이밍을 빼앗았다. 빗맞은 공이 유격수 앞으로 흘렀다.
키움 타선은 후라도에게 7점을 지원했다. 3회 말 2사 만루에서 나선 외국인 타자 로니 도슨이 KT 선발 투수 김민의 슬라이더를 공략해 좌중간으로 뻗는 2타점 적시타를 쳤다. 전날(2일) KT전에서 3타수 2안타로 활약한 도슨은 이 경기에서도 초반 기세를 잡는 타격을 보여줬다. 키움은 4회 공격에서 임병욱·김시앙의 2타점 적시타로 4점을 더 달아났다.
후라도는 5·6회도 삼자범퇴로 KT 타선을 막았다. 출루 허용은 2회 초 1사 뒤 황재균에게 내준 볼넷이 유일했다.
노히트 노런 달성 가능성이 열렸다. 하지만 후라도는 6회 초 1사 뒤 상대한 강현우, 7회 선두 타자 배정대에게 각각 공 11개를 던지는 등 투구 수가 많아졌다. 7회 초 1사 뒤 조용호를 뜬공 처리한 뒤 마운드를 구원 투수 윤석원에게 넘겼다. 투구 수는 총 99개였다. 키움은 불펜 투수들이 남은 2와 3분의 1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내며 승리했다.
후라도는 키움이 지난 11월, 새 외국인 선수 계약 총액 상한선(100만 달러)을 꽉 채워서 영입한 투수다. 이날(3일) KT전 전까지 8승 8패, 평균자책점 2.84를 기록했다. 전 경기 5이닝 이상 소화했고, 16번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해냈다.
키움은 최근 에이스 안우진이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했다. 후라도는 "안우진의 이탈은 우리(선수)가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다. 키움은 젊은 팀이다. 내 노하우를 동료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