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우리은행 박신자컵’에 참가한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6개 구단 선수·감독은 컵대회 중 한결같은 소감을 전했다.
지난달 26일 충북 청주체육관에서 개막한 박신자컵은 판을 크게 키웠다. 종전 박신자컵 서머리그로 불리며 유망주 위주로 대회를 치른 것과 달리, 올해는 WKBL 6개 팀을 포함해 10개 팀이 청주체육관에 집결했다. 일본 WJBL 우승팀 에네오스 선플라워즈와 준우승팀 도요타 안텔롭스, 호주 WNBL 중위권 팀 벤디고 스피릿, 필리핀 국가대표팀이 합류한 것이다.
지난 3일 열린 결승전에서 웃은 건 도요타였다. 도요타는 WKBL 챔피언 우리은행을 72-65로 꺾고 대회의 주인공이 됐다. 비록 한국 팀이 주인공이 되진 못했지만, 대회 참가자들은 “많이 배웠다”고 입을 모았다.
박신자컵 준우승을 차지한 위성우 아산 우리은행 감독은 4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2023~24 WKBL 신입선수 선발회 행사 중 본지와 만나 “감독을 포함해 선수들이 여러 팀과 부딪혀 보면서 연습할 수 있다는 게 매우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준우승 후에도 얘기했지만 해외 팀이 단 한 경기도 대충하지 않았다. 모든 선수에게 큰 경험이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4강전, 3·4위 결정전에서 연이어 일본 팀에 무릎을 꿇은 강이슬(29·KB 스타즈) 역시 3일 본지를 통해 “일정이 빠듯했지만, 그건 국제대회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해외로 전지훈련을 나가지 않아도 돼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특히 일본 팀과 한국의 차이에 대해선 “기본적으로 수비에서 차이를 느꼈다. 일단 (일본) 선수들이 쉬질 않는다. 항상 움직이고, 준비하고 있다. 보고 배워야 할 부분이다. 우리도 국제대회에선 일본처럼 팀플레이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만족감을 드러낸 건 국내 참가자뿐만 아니다. 대회에서 3위로 마무리한 카시와쿠라 히데노리 에네오스 선플라워즈 감독은 대회 중 “한국 선수들의 공격 리바운드 능력을 볼 수 있었다. 정말 큰 공부가 되고 있다”고 반겼다.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꼽힌 야스마 사오리(도요타 안텔롭스)는 “한국 팀의 스페이싱과 3점슛 플레이는 큰 도움이 됐다. 이번 대회를 통해 성장할 기회를 받을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시즌 전 경기 감각을 키우는 데 그치지 않고 해외 팀과 대결하며 경험을 쌓은 건 모두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향후 박신자컵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지는 이유다. WKBL 관계자는 “일본 팀도 그렇지만, 이번 호주 초청팀(벤디고)의 경우 우리가 참가를 부탁하는 처지였다. 대회에 참가한 모든 구단이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더 다양한 팀이 한국에 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