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 출전에 도전하는 황선홍호가 첫 관문에서부터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냈다. 위안거리는 K리그서 광주FC 돌풍을 이끄는 엄지성(21)과 허율(21)의 활약이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22세 이하·U-22)은 지난 6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카타르와의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예선 B조 1차전에서 0-2로 졌다. 창원에서 열리고 있는 AFC U-23 아시안컵 예선은 내년 4월 열릴 본선에 진출할 16개 팀을 가리는 대회다. 11개 조 1위 팀, 2위 중 상위 4개 팀, 그리고 개최국 카타르가 본선으로 향한다. 본선에서 3위 안에 들어야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얻는다.
황선홍호는 카타르·키르기스스탄·미얀마와 B조로 편성됐다. 개최국 카타르와의 경기는 조별 리그 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렇지만 황선홍 감독은 지난달 22일 창원 소집 명단 발표 때부터 ‘3전 전승’을 외쳤다. 파리 올림픽으로 가는 첫 관문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예고한 것이다.
현실은 냉혹했다. 올림픽 대표팀은 카타르전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높은 볼 점유율을 바탕으로 측면 공격을 노리다가 오히려 역습을 내줬다. 황선홍 감독은 기습적인 선제골을 허용한 뒤 전술을 손봤으나, 후반전 추가 골까지 내줬다. 높은 점유율을 기록한 전반전에서 황선홍호가 기록한 유효슈팅은 단 1개. 후반전에도 2개를 더 추가하는 데 그쳤다. 실속이 없었다는 의미다.
놀라운 점은 또 있다. 카타르 올림픽 대표팀의 사령탑인 발레 일리디우 감독은 부임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았다. 올림픽 대표팀이 문자 그대로 ‘완패’한 셈이다.
유일한 위안은 올 시즌 K리그1에서 광주FC의 돌풍을 이끈 엄지성과 허율이었다. 이날 풀타임을 소화한 두 선수는 각각 왼쪽,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해 올림픽 대표팀의 공격을 주도했다. 엄지성은 왼쪽에서 적극적으로 1대1 돌파를 노렸다. 허율은 폭넓게 움직임과 동시에 포스트 플레이까지 펼쳤다. 슈팅이 골문을 벗어난 건 아쉬움을 삼켰지만, 몇 차례 되지 않은 황선홍호의 공격은 사실상 두 선수의 발끝에서 나왔다.
두 선수는 올 시즌 ‘승격팀 돌풍’을 이끈 광주의 주축 선수이기도 하다. 올림픽 대표팀에서도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든든한 지원군도 아직 남았다는 것이 희소식이다. 지난 4일에야 합류한 ‘해외파’ 정상빈(미네소타 유나이티드·미국) 권혁규(셀틱·스코틀랜드)는 아직 첫선을 보이지 않았다. 카타르전 교체 투입된 이현주(베엔 비스바덴·독일)도 선발 출격을 기다린다.
첫 단추에서 삐걱거린 올림픽 대표팀이 광주FC 듀오와 해외파의 가세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가 관전 요소다. 올림픽 대표팀의 다음 일정은 9일 키르기스스탄·12일 미얀마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