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은행 직원들의 횡령 등 금융 사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회수액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올해 7월까지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등 5대 은행에서 발생한 금전 사고액은 991억9300만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우리은행에서의 600억원대의 횡령 사고, KB국민은행에서 발생한 150억원(수사 중으로 손실 금액 미확정) 규모의 부동산담보대출 서류 조작 사고(업무상 배임) 등이 규모가 컸다.
금전 사고 중 고객 예금이나 회삿돈을 가로채는 횡령 사고 유형이 가장 빈번했다. 또 외부인에 의한 사기, 해외 지점에서의 무장강도 사고 유형 등도 금전 사고에 포함됐다.
사고 금액 중 회수한 금액은 108억2500만원에 불과했다. 사고 발생 인지 시점이 늦고, 그만큼 후속 조치도 늦어지면서 회수율이 낮아졌다는 지적이다. 하나은행이 금융사고 61억6300만원의 금융사고 중 46억8700만원을 회수해 회수율이 가장 높았다.
윤창현 의원은 "수년에 걸쳐 횡령 등 금전 사고가 반복되고 있지만 적발은 '빙산의 일각'으로 의심되고 회수 역시 대단히 미흡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금융에 대한 신뢰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 때까지 은행은 고객 자금을 취급하는 담당자에 대한 명령 휴가 제도를 대폭 확대 실시하고 금감원은 실효성 있는 제도 운영을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경남은행에서 1000억원대 횡령이 발생한 데 이어 KB국민은행 직원들은 업무상 알게 된 고객사들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127억원 규모의 주식 매매 차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지방은행 중 처음으로 시중은행 전환을 노리고 있는 DGB대구은행은 고객 몰래 문서를 꾸며 증권계좌 1000여개를 개설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모두 내부통제 시스템을 통해 걸러지지 못하고, 외부 민원이나 수사를 통해 덜미가 잡혔다. 이로 인해 금융권의 신뢰 회복을 위해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KB금융지주의 차기 회장으로 선정된 양종희 KB금융 부회장은 11일 "임직원들이 규정을 준수할 수 있도록 내부통제의 모든 프로세스 과정에서 디지털의 도움을 받아 체계적으로 문제를 자동적으로 점검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데 적극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