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 6경기 연속 5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해내며 안정감을 이어가고 있다. 특유의 ‘아트 피칭’으로 등판마다 현지 언론의 찬사를 받고 있다.
13일(한국시간) 홈(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전에서는 480일 만에 퀄리티스타트(6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5이닝 2실점을 기록한 8일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전에 이어 2경기 연속 패전 투수가 됐지만, 투구 내용은 좋았다. 부상 관리 차원에서 80구 안팎으로 투구 수가 관리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6이닝을 소화한 점도 고무적이다.
유일한 아쉬움은 피홈런 실점률이 높다는 것이다. 13일 텍사스전에서도 4회 초 선두 타자 코리 시거에게 안타를 맞은 뒤 로비 그로스만을 상대로 좌월 투런홈런까지 허용했다. 이 실점이 없었다면, 세 차례 사이영상 수상자 맥스 슈어저(텍사스)와의 ‘선발 맞대결’에서 밀리지 않을 수 있었다.
류현진은 8일 오클랜드전에서도 피홈런 탓에 패전 투수가 됐다. 토론토가 1-0으로 앞서 있던 4회 말, 주자 1명을 두고 상대한 카를로스 페레즈에게 좌월 홈런을 맞았다. 그의 유일한 실점은 이 피홈런으로 기록됐다.
2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도 5이닝 2실점하며 ‘투수들의 무덤’ 쿠어스 필드에서 분투했지만, 4회 말 엘레후리스 몬테로에게 투런홈런을 맞고 옥의 티를 남겼다. 지난달 27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즈전에서는 1회 상대 간판타자 호세 라미레스, 5회 ‘신에’ 타일러 프리먼에 솔로포 2개를 허용했다. 클리블랜드전도 실점은 피홈런뿐이었다.
실투는 거의 없었다. 당장 13일 텍사스전에서 그로스만에게 허용한 투런홈런도 컷 패스트볼(커터)이 몸쪽으로 잘 들어갔다. 8일 오클랜드전에서 페레즈에게 맞은 홈런도 타자 몸쪽(우타자 기준) 스트라이크존에 살짝 걸친 포심 패스트볼을 타자가 잘 걷어올렸다.
2일 콜로라도전에서 몬테로에게 맞은 홈런은 체인지업이 다소 가운데로 들어갔다. 이 공은 실투였다. 복귀전이었던 8월 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 6회 거너 핸더슨에게 맞은 가운데 체인지업도 마찬가지.
하지만 지난달 27일 클리블랜드전 5회 프리먼에게 홈런을 허용할 때 던진 낮은 커브, 2회 라미레스에게 던진 높은 코스 직구는 상대 타자가 잘 대응했다고 보는 게 맞다. 올 시즌 피홈런 6개 중 실투는 2개뿐이다.
류현진은 13개월 재활 공백기를 보내고도, 실전 감각 저하 우려를 지워버리고 연일 멋진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 8일 클리블랜드전에선 타구가 무릎에 맞는 예상하지 않은 변수가 생긴 탓에 4이닝 밖에 채우지 못했지만, 다른 7경기는 모두 5이닝 이상 막았다. 복귀전(8월 2일 오리올스전)을 제외하면 3점 이상 내준 경기도 없었다.
경기당 75.8구(총 606구)를 기록 중인 류현진. 피홈런 6개 중 실투는 2개뿐이었다. 투구 내용을 꼬집기엔 다른 599구의 퀄티티가 너무 높다. 최근 2연패도 타선의 득점 침묵이 그 원인이다. 류현진은 건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