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9연승 뒤 당면한 첫 번째 고비. 뒷문 방비가 가장 시급하다. KIA 타이거즈 얘기다.
KIA는 지난 15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에서 6-8로 패했다. 1-2로 지고 있던 4회 말 공격에서 ‘2023년 히트상품’ 이우성이 상대 선발 투수 브랜든 와델으로부터 만루 홈런을 치며 앞서갔지만, 이어진 5회 초 수비에서 강승호에게 우중간 2타점 적시타를 맞았고, 6-5로 앞선 8회 초엔 박준영에게 좌월 동점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9회는 밀어내기 볼넷만 2개를 내주며 역전을 허용했다.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에서 만회하지 못했다. 3연패.
KIA는 악재가 많다. 리드오프 박찬호가 주루 중 인대 왼쪽 약지 인대가 손상되는 부상을 안았다. 간판타자 나성범은 지난 10일 LG 트윈스와의 홈경기 중 자신이 친 파울 타구에 왼쪽 발가락을 맞은 뒤 출전 관리를 받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분투하던 불펜진이다. KIA가 9연승을 거둔 8월 24일 KT 위즈전부터 9월 6일 두산전까진 팀 평균자책점 1.67을 기록하며 임무를 잘 해냈었다. 하지만 8경기에선 평균자책점 8.07로 부진하다.
15일 두산전도 그랬다. 선발 투수 윤영철이 4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간 상황에서 조기 가동된 KIA 불펜진은 총 5와 3분의 1이닝 동안 6점을 더 내줬다.
경험이 적은 투수들이 고전한 건 계산이 선 지점이다. 문제는 필승조다. 전반기 내내 빼어난 투구를 보여준 좌완 2년 차 셋업맨 최지민이 박준영에게 선두 타자 동점포를 허용했다. 6-6 동점이었던 9회 초 마운드에 오른 정해영은 1사 뒤 호세 로하스에게 볼넷, 강승호에게 내야 안타를 맞은 뒤 허경민과 김인태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하며 ‘밀어내기’로 실점했다. 이어 마운드에 오른 다른 셋업맨 장현식도 박준영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추가 1실점했다.
최근 KIA가 치른 8경기에서 실점이 없는 불펜 투수는 1명도 없다. 3연패가 시작된 1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도 ‘불펜 에이스’ 임기영이 9-9 동점이었던 8회 말 이재현에게 솔로홈런을 맞았다.
예견된 과부하다. 외국인 투수 마리오 산체스가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했고, 이의리도 손가락 물집 탓에 휴식기를 보내고 있다. 최근 8경기에서 대체 선발만 두 차례 들어갔다. 선발 투수가 6이닝 이상 막은 경기는 한 번(7일 두산전 양현종) 뿐이다.
안그래도 가장 체력 저하가 큰 시점에 불펜진에 과부하가 생기고 있다. 정해영도 팀 연승 기간 포함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지만, 15일 두산전에선 유인구 위주에 피해하는 투구를 주로 했다.
이런 상황에서 16일 예정된 두산 홈경기까지 비로 순연됐다. 잔여경기 일정은 점점 빡빡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