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는 16일 ‘난적’ SSG 랜더스와의 홈(잠실구장)에서 10-4로 대승을 거뒀다. 3-0으로 앞선 6회 초, 호투하던 선발 투수 케이시 켈리가 4실점하며 역전을 허용했지만, 바로 이어진 6회 말 공격에서 홍창기와 신민재의 연속 2타점 적시타로 다시 달아난 뒤 승기를 굳혔다.
경기 뒤 염경엽 LG 감독은 타선보다 투수진을 먼저 언급했다. 5와 3분의 1이닝 4실점을 기록한 선발 투수 켈리에 대해서는 “(6회 초 1사 1·2루에서) 최정에게 볼넷을 내주며 어려운 경기를 했지만, 선발 투수로서 자기 역할을 다 했다”라고 말이다.
그다음에 언급한 선수는 우완 불펜 투수 백승현(28)이었다. 염 감독은 “7회 초 큰 위기가 있었지만, 백승현이 잘 넘겨주며 승리 발판을 만들었다”라고 언급했다.
이날 LG 타선은 장·단 15안타를 치며 SSG 마운드를 폭격했다. 리드오프 홍창기는 3안타·3타점, 2번 타자 신민재와 3번 김현수는 각각 2타점씩 올렸다.
사령탑은 승부처를 7회 수비라고 본 것 같다. LG는 6회 초 4점을 내주고, 이어진 공격에서 되갚으며 7-4로 앞섰다. 하지만 바로 이어진 7회 초 수비에서도 투수 유영찬이 연속 볼넷을 내주며 1사 1·2루 위기를 자초했다.
백승현은 이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고, SSG 간판타자 삼진 처리했다. 슬라이더 2개를 보여준 뒤 시속 146㎞/h 포심 패스트볼(직구)를 높은 코스에 던져 헛스윙을 유도했다. 포수 박동원이 미트 타깃을 높였는데, 그 위치에 정확히 들어갔다. 현역 홈런 1위 최정도 공략하기 어려운 공이었다.
이어진 상황에서 SSG 4번 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에게 볼넷을 내주며 만루 위기에 놓였지만, 앞선 6회 공격에서 2타점 적시타를 쳤던 최주환을 삼진 처리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몸쪽에 빠른 직구를 보여준 뒤 정확히 그 종(위-아래) 라인에서 떨어지는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SSG 추격 기세를 완전히 꺾는 투구였다.
유격수로 LG에 입단한 백승현은 2020시즌 중반부터 투수로 전향했다. 팀에는 주전 오지환이 있어 1군 출장 기회가 적었다. 이듬해 퓨처스리그에서 실전 등판 경험을 쌓았고, 그해 6월 5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1군에 데뷔했다.
올 시즌 스프링캠프부터 불펜 기대주로 평가 받은 백승현은 어깨 부상 탓에 풀타임을 치르지 못했다. 하지만 등판한 30경기에서 1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1.88을 기록하며 정규시즌 막판 레이스에 힘을 보태고 있다. 염경엽 감독은 “위기를 넘기는 과정에서 백승현도 한 단계 더 성장하는 선수로 발전했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올 시즌 유영찬, 박명근 등 전력에 도움이 되는 새 얼굴이 유독 많이 등장한 LG 불펜. 이번엔 백승현도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