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용(LG 트윈스)이 호투에도 시즌 2패 위기에 놓였다. 신무기 포크볼로 만루 위기를 극복했으나 5회 적시타를 맞으면서 리드를 내주는 마지막 한 점을 허용해서다.
이정용은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정규시즌 SSG 랜더스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6피안타 3볼넷 1탈삼진 3실점(1자책점)으로 호투했다. 위기가 찾아올 때마다 주 무기 포크볼로 SSG 타선을 낚았지만, 1회 내준 비자책점과 5회 결정적인 적시타 허용으로 2-3 리드를 내줘 패전 위기에 몰렸다.
지난해까지 구원 투수로만 뛰었던 이정용은 올해 시즌 중 선발로 변신했다. 결과도 나쁘지 않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선발로 9경기 41이닝을 소화하면서 4승 1패 평균자책점 3.29 호투를 펼쳤다. 염경엽 LG 감독의 권유로 새롭게 장착한 포크볼이 통한 결과였다. 피안타율 0.216의 포크볼이 레퍼토리에 더해지면서 타자들을 수월하게 상대해냈다.
이날도 이정용에게 여러 번 위기가 찾아왔지만, 포크볼이 힘을 보태 실점을 최소화했다. 이정용은 경기가 시작하자마자 실점을 내줬지만, 실책 탓이 컸다. 1회 선두 타자 추신수에게 땅볼을 유도했지만, 1루수 오스틴 딘의 포구 실책으로 주자가 살아났다. 이정용은 후속 타자 두 사람을 모두 1구만 던져 잡아냈고 진루도 내주지 않았다. 그러나 길레르모 에레디아가 우익수 방면 안타를 쳐냈고, 우익수 실책이 나오면서 2·3루 위기도 이어졌다. 위기는 결국 실점이 됐다. 박성한이 적시타를 쳐내며 주자 2명이 모두 들어왔다. 실책 2개가 아니었으면 이뤄지지 않았을 실점이다.
이정용은 이후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실점 후 한유섬에게 추가 적시타를 맞았으나 더는 실점하지 않았다. 이어 2회에도 1볼넷만 내주고 막아낸 그는 3회도 삼자 범퇴로 마무리했다.
4회가 위기였다. 선두 타자 한유섬에게 볼넷을 내준 이정용은 1사 후 김성현에게도 볼넷을 허용했다. 후속 타자 조형우에게 유격수 앞 땅볼을 유도했는데, '사고'가 터졌다. 유격수 오지환이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서 주자가 모두 살아났다. 병살타로 끝날 이닝이 1사 만루 위기로 둔갑했다.
주 무기 포크볼이 빛을 발했다. 이정용은 추신수를 상대로 4구 중 포크볼 3개를 던진 끝에 1루수 앞 땅볼로 홈에 들어오는 주자를 포스아웃 처리했다. 이어 최지훈도 초구 포크볼을 공략했지만, 역시 1루수 땅볼에 그치면서 만루 기회가 무득점으로 끝났다.
그러나 5회 실점 위기는 막아내지 못했다. 5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이정용은 선두 타자 최정에게 3구 슬라이더를 던지다 좌익수 옆으로 떨어지는 2루타를 맞았다. 후속 두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했지만, 한유섬에게 포크볼을 던졌다 내야안타를 맞았다. 범타성 타구였으나 속도가 느려 타자 주자를 살려냈다.
위기 극복을 위해 다시 포크볼을 던졌지만, 이번엔 통하지 않았다. 이정용은 후속 타자 최주환에게 초구와 2구 연속으로 포크볼을 던졌으나 최주환이 이를 기다렸다는 듯 공략해 중전 안타로 연결해 3-2 재역전을 이끌었다.
총 투구 수 95구. LG 벤치는 결국 6회 2-3으로 뒤처지는 상황에서 마운드를 유영찬으로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