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손 투수 박준용(19·수성대)이 2년 전 신인 드래프트 미지명 아픔을 지워냈다. 성준 수성대 코치는 "우리로선 큰 기쁨이다. 준용이가 남다르게 준비했는데 계획대로 잘 움직여 줘서 좋은 선택을 받았다"며 감격스러워했다.
박준용은 지난 14일 열린 2024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14번으로 삼성 라이온즈에 지명됐다. 이번 드래프트에 도전한 대학교 졸업 예정자는 얼리 드래프트(조기 지명) 41명 포함 총 296명. 박준용의 이름은 대학교 졸업 예정자 중 정현수(송원대·2라운드 전체 13순위 롯데 자이언츠 지명)에 이어 두 번째로 빠르게 불렸다. 현장에서 만난 A 구단 운영팀장은 "박준영은 대학리그 최고의 투수다. 예상대로 이른 순위에 뽑혔다"고 촌평했다.
박준용은 올해 대학리그 10경기에 등판,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70을 기록했다. 지난 5월에는 경성대전에서 9이닝 무실점 완봉승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140㎞ 후반대 직구에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을 다양하게 섞는 선발 자원. 제구가 뛰어나고 체격 조건(키 1m85㎝·몸무게 92㎏)도 탄탄하다. 2022 신인 드래프트에선 어느 팀의 구애도 받지 못했지만, 대학 진학 후 기량이 일취월장했다.
성준 코치는 "준용이는 구미 출신에 경북고를 나왔다. 고향 팀 삼성의 선택을 받아서 더더욱 의미가 있다"며 "(몸 관리 때문에) 탄산음료나 술도 안 마신다. 정진하는 마인드나 자세가 프로"라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수성대에서 드래프트 지명자를 배출한 건 지난해 외야수 황의준(KT 위즈)에 이어 박준용이 역대 두 번째다.
수성대 야구부는 대구광역시 수성구 만촌동에 있다. 2019년 8월 창단해 야구단 역사가 길진 않지만 조금씩 성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SK 와이번스 수석 코치, 삼성 라이온즈 2군 감독 등을 두루 거친 성준 코치가 2019년 12월부터 힘을 보탠다. 경북고 선배 서석진 감독을 보좌하며 투수 조련에 집중한다. 박준용은 그 결과물 중 하나. 성 코치는 "스승과 제자라는 얘긴 별로 안 하고 싶다. 난 그저 인연이 닿은 선수들의 어드바이저(조언자)일 뿐"이라고 몸을 낮췄다.
드래프트에서 낙방한 선수들을 챙기는 것도, 박준용의 대체 선발을 육성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성준 코치는 "선수 수급은 항상 난제다. 많이 어렵다"며 "현재는 야구가 전부처럼 보이지만 인생 전체로 보면 그렇지 않다. (드래프트에서 지명되지 않았더라도) 여러 도전을 계속해 나가는 게 우리 선수들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 아닐까 싶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