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은 19일 밤(한국시간) 올 시즌 샌디에이고의 실망스러운 성적에 대해 "파드리스의 처참한 시즌은 흔들리는 조직과 구조적 실패 때문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실패의 중심에는 단연 A.J. 프렐러 샌디에이고 사장이 있다.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스카우트와 육성 전문가로 통했던 그는 샌디에이고 단장 부임 후 공격적인 선수 영입과 유망주 육성으로 주목을 받았다. 부임하자마자 크레이그 킴브럴, 맷 켐프 등 대형 스타들을 모아 포스트시즌에 도전했고, 실패하자 해당 선수들을 바로 처분해 유망주를 재수집했다. 그렇게 모은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등 대형 유망주들을 모아 지난 2020년부터 포스트시즌에 도전했다. 매니 마차도, 다르빗슈 유, 조 머스그로브, 후안 소토, 잰더 보가츠 등 FA(자유계약선수)나 트레이드로 영입해 연장계약을 맺은 대형 스타들도 대거 배치했다. 상식을 깰 정도로 공격적인 트레이드와 계약 덕에 그의 별명은 무려 매드맨(미치광이)이었다.
문제는 그의 적극성이 대외적인 부분에 그치지 않으면서 생긴 것으로 보인다. 디애슬레틱은 프렐러 사장이 밥 멜빈 감독과 불화가 심각하다고 전했다. 매체는 "올 시즌 샌디에이고가 무너지면서 프렐러 사장과 멜빈 감독 사이가 끊어졌다. 둘 사이의 불화는 야구계에서 숨길 수 없는 비밀 중 하나가 됐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프렐러가 마이크로 매니징(리더가 모든 것에 직접 세세하게 나서는 행위)을 한다며 "모든 것을 책임지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프렐러의 직접적인 접근 방식은 짜증과 감탄을 동시에 자아낸다"는 샌디에이고의 전 직원의 말도 덧붙였다. 또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프런트가 코치진을 비난했다며 현장과 구단의 불화가 오래됐음을 지적했다.
단장이 직접 현장에 간섭하니 감독과 불화는 당연한 일이다. 멜빈 감독은 MLB에서만 20시즌을 지도했고, 올해의 감독상을 3회 수상한 노장이다. 하지만 매체는 "전현직 구단 관계자들은 프렐러가 선수들에게 한 말과 멜빈 감독이 다른 이야기를 하는 상황이 있었다고 했다. 한 선수는 그 상황을 부부가 관계가 악화됐을 때 아이들이 고통받는 일에 비유했다"고 소개했다.
멜빈 감독 역시 올 시즌 샌디에이고 부진에 많은 책임이 물어지는 모양새다. 특히 최고 마무리 투수인 조쉬 헤이더를 보유하고도 연장전 11경기에서 전패하는 등 선수 기용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감독을 바꾼다고 해결될 문제인지는 여전히 물음표다. 한 샌디에이고의 전직 코치는 "프렐러 사장은 그가 모은 슈퍼스타들을 이끌 감독을 찾고 있다. 그리고 그게 누구인지를 모르겠다. (카리스마와 커리어를 보유한) 멜빈이 아니라면 누구란 말인가"라고 되물었다.
당장 프렐러 사장에게 책임이 물릴 일은 없어 보인다. 피터 새들러 구단주가 여러 번 강한 신뢰를 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프렐러의 조직 운영이 여전히 '매드'하다면, 감독 교체나 선수 보강만으로는 샌디에이고의 창단 첫 우승이 이뤄지긴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