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나이와 연륜이 많이 느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 더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됐구나 싶었죠.”(강동원)
차은우가 있기 전, 이 남자가 있었다. 원조 ‘만찢남’(만화 찢고 나온 남자) 강동원이 스크린에 오랜만에 돌아온다.
강동원이 판타지 영화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이하 ‘천박사’)로 다시 관객과 만난다. ‘천박사’가 유독 반가운 이유는 ‘검은사제들’에 이은 강동원의 두 번째 퇴마물이기 때문이다. 앞서 ‘검은사제들’로 544만 명의 관객을 끌어모았던 그가 이번엔 ‘천박사’를 통해 판타지의 새로운 장을 연다.
오는 27일 개봉하는 ‘천박사’는 귀신을 믿지 않지만, 귀신 같은 통찰력을 지닌 가짜 퇴마사 천박사가 지금껏 경험해본 적 없는 강력한 사건을 의뢰받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강동원은 가짜 퇴마사 천박사 역을 맡아 또 한 번 인생 캐릭터 경신을 예고하고 있다.
극중 천박사는 당주집 장손이면서 유튜브 퇴마 채널 ‘하늘천 TV’를 운영하는 인물이다. 타고난 언변과 남다른 통찰력으로 각종 사건을 해결하며 살아간다. 그러던 중 유경(이솜)의 의뢰를 받고 그의 집으로 향한 후 지금까지 겪어본 적 없는 사건을 마주한다.
‘천박사’는 강동원의 주특기가 잘 담긴 작품이다. 강동원의 전작 ‘전우치’를 떠오르게 하는 이 작품에는 강동원의 비주얼과 연기, 액션이 잘 버무려졌다. 악귀 범천 역의 허준호가 출연 이유로 강동원을 꼽았을 정도로 그가 출연하는 것만으로도 흥행에 힘이 실린다. 허준호가 “강동원이라는 이름이 기대됐던 작품이었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자마자 강동원이라는 배우가 연기한다고 하기에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을 정도다.
강동원은 작품마다 남자 배우와 찰떡 호흡을 보여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앞서 ‘검사외전’ 황정민, ‘검은사제들’ 김윤석 등 선배들과 남다른 케미를 보여준 바 있다. ‘천박사’에서는 퇴마 연구소 직원 인배 역의 이동휘와 전에 없던 티키타카를 예고한다. 이동휘는 강동원과 호흡을 맞춘 데 대해 “영화 촬영을 하는 내내 강동원 선배님의 다양한 모습에 반하면서 연기를 했다”고 말했다.
동료들이 인정하듯 ‘천박사’가 기대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강동원만의 매력이다. ‘그녀를 믿지 마세요’, ‘늑대의 유혹’,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전우치’, ‘의형제’, ‘검은 사제들’, ‘검사외전’ 등 출연한 작품들 다수가 흥행에 성공했다는 건, 작품의 완성도 뿐 아니라 주연배우로서 그의 매력을 관객들이 인정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특히 초기작 ‘늑대의 유혹’에서 우산을 들어주는 장면은 레전드로 남아 현재까지 회자될 정도다. 송강호와 케미가 돋보였던 ‘의형제’에서는 북한 간첩 송지원으로 분해 자연스러운 연기와 액션으로 눈길을 끌었다.
“비현실적인 상황을 현실적으로 만들어 줄 배우가 누가 있을까 생각했을 때 강동원밖에 떠오르는 배우가 없었습니다.”
‘천박사’의 메가폰을 잡은 김성식 감독은 강동원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이처럼 ‘천박사’는 강동원이라는 이름 석 자만으로도 볼 이유가 충분하다. ‘천박사’는 추석 연휴를 맞아 하정우, 임시완 주연의 ‘1947 보스톤’, 송강호 주연의 ‘거미집’과 같은 날 개봉해 치열한 흥행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강동원은 “송강호 선배님, 하정우 형과 같은 날 개봉하는 것은 처음이다. 같이 개봉하게 돼서 영광이고, 정말 다양한 작품이 개봉하는 만큼 한국 영화의 관객들이 조금이나마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