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고추가 맵다. 불리한 신체 조건을 극복한 무키 베츠(31·LA 다저스)가 시즌 40홈런 달성 초읽기에 들어갔다.
베츠는 19일(한국시간) 기준 39홈런을 때려냈다. 지난해 달성한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35개) 기록을 넘어 메이저리그(MLB) 데뷔 첫 40홈런을 눈앞에 뒀다. 다저스의 잔여 경기(13경기)를 고려하면 기록 정복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베츠는 8월 한 달 동안 28경기에서 홈런 11개를 몰아치며 임팩트를 보여줬다. 올해 16.49타석당 하나씩 홈런을 쏘아 올리고 있다.
베츠의 40홈런 도전이 눈길을 끄는 건 그의 키 때문이다. 베츠는 프로필상 키가 5피트 9인치(1m75㎝)다. 미국 야후스포츠는 '베츠가 40홈런을 때려내면 1953년 로이 캄파넬라, 1930년 핵 윌슨, 1929년 멜 오트에 이어 MLB 역사상 네 번째로 5피트 10인치(177.8㎝) 미만 선수로 40홈런을 돌파하게 된다'고 전했다.
베츠의 홈런이 늘어난 비결은 '체중'이다.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에 따르면 올 시즌 베츠는 178파운드(80.7㎏)까지 몸무게를 늘렸다. 지난해 170파운드(77.1㎏)로 35개의 홈런을 터트렸는데 구단 권유로 최첨단 퍼포먼스 연구소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에서 테스트한 결과 '살을 찌우는 게 낫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MLB에는 '거구'가 적지 않다. 1954년부터 1965년까지 키 6피트(1m83㎝) 이상, 몸무게 200파운드(90.7㎏) 이상으로 3000타석 이상 소화한 타자는 총 18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베츠가 MLB에 데뷔한 2014년 이후 이 기준을 충족하는 선수는 113명에 이른다.
야후스포츠는 '이번 시즌 40홈런을 기록했거나 근접한 5명의 타자(매트 올슨·피트 알론소·카일 슈와버·오타니 쇼헤이·로날드 아쿠나 주니어)의 평균 키는 6피트 2인치(1m88㎝), 몸무게는 223파운드(101.2㎏)'라고 설명했다. 베츠는 신체 조건이 뛰어나지 않지만, 남다른 결과물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가 내셔널리그(NL) 최우수선수 후보로 평가받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