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좀비’ 정찬성(36)과 맥스 할로웨이(미국)의 우정은 계속된다. 할로웨이가 정찬성에게 ‘글러브’를 선물하며 또 한 번 존중을 표했고, 정찬성은 ‘기부’로 답했다.
정찬성은 지난 20일 유튜브 채널에 “글러브를 찾았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시했다. 정찬성은 “내 글러브가 도착하기 전에 다른 선물이 도착했다”며 할로웨이에게 오픈 핑거 글러브를 선물 받았다고 알렸다.
정찬성은 지난달 할로웨이와 옥타곤에서 싸운 후 패배했고, 은퇴를 선언했다. 당시 그는 오픈 핑거 글러브를 옥타곤 바닥에 내려두고 한참 동안 절을 했다. 글러브를 들고 옥타곤을 나오던 정찬성은 한 팬에게 글러브 한쪽을 빼앗겼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정찬성은 남은 한쪽을 팬 서비스 차원에서 관중석으로 던졌다.
이후 유튜브 등을 통해 진한 아쉬움을 이야기했다. 자신의 마지막 오픈 핑거 글러브인 만큼, 꼭 찾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정찬성은 최근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 아리엘 헬와니 기자와 인터뷰에서도 글러브 사건에 관해 이야기한 바 있다.
던진 글러브를 받은 팬은 정찬성에게 돌려주겠다는 의사를 표했다. 하지만 빼앗긴 글러브는 찾지 못한 상황, 할로웨이가 정찬성과 싸웠을 때 낀 글러브를 선물로 보냈다.
정찬성은 “같은 선수는 글러브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알 것이다. 마지막 시합에서의 글러브의 의미를 할로웨이는 정확하게 안 것 같다. 할로웨이가 먼저 보내주고 싶다고 이야기했고, (나는) ‘어떻게 이렇게 생각할 수 있지’라고 생각했다”며 “마지막까지도 이런 감동을 주는 것에 할로웨이라는 사람에 대해 다시 한번 반하게 됐다. 언젠가는 꼭 할로웨이를 한국에 초대하겠다고 이야기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정찬성은 ‘기부’로 화답했다. 하와이 출신인 할로웨이는 정찬성과 맞대결 전, 하와이 산불 피해 소식을 듣고 눈물을 흘렸다. 당시 정찬성 역시 “이 스포츠(종합격투기)가 가진 힘을 믿는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애초 기부를 계획했던 정찬성은 “시합이 끝나자마자 산불 피해자들에게 기부하는 게 목표였다. 이 글러브를 받으면서 할로웨이에게 보답을 하고 싶었다. 할로웨이가 같이 일하는 단체에 2만 달러(2654만원)를 기부했고, 박재범도 나와 같은 금액을 기부했다”고 전했다.
정찬성은 ‘선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그는 “내 기부가 하와이 피해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 됐으면 좋겠고, 많은 분이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독려했다. 실제 모금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정찬성의 은퇴 글러브 소동은 ‘해피 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이국의 아픔까지 나누는 등 선한 영향력까지 발휘하며 스포츠가 가진 힘도 제대로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