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벨 감독이 지휘하는 여자축구 대표팀은 22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중국 저장성 원저우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미얀마를 상대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AG) 조별리그 E조 1차전을 치른다.
금메달을 목표로 항해한 벨호의 첫 경기라 중요성은 크다. 객관적 전력에서 우위에 있는 만큼, 한국 쪽으로 승세가 기운다. 더구나 연령 제한이 없는 여자축구 특성상, 한국은 이번 대회에 지소연(수원FC) 박은선(서울시청) 등 해외파를 제외한 최정예 멤버(22인)를 데리고 항저우로 향했다. 조별리그 통과는 무난하리란 전망이다.
한국은 이전보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한국은 2010년 광저우 대회부터 세 차례 연속 AG 동메달을 목에 거는 데 만족해야 했다. 광저우와 그다음 인천 대회에서는 4강에서 북한에 졌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는 준결승에서 일본에 막혔다. 애초 이번 AG에서도 8강에서 우승 후보인 일본을 만날 가능성이 컸는데, 조직위가 돌연 일정을 변경하면서 일본을 만나는 시기가 늦춰졌다. 금메달 획득을 고대하는 한국에 호재인 셈이다.
항저우로 향하는 태극낭자들이 유독 ‘금’을 외치는 이유가 있다. 앞선 세 대회에서 동메달을 딴 것도 이유지만, 두 달 전 세계 무대에서 아픔을 맛봤기 때문이다. 벨 감독이 이끈 여자 축구대표팀은 지난 7월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1무 2패로 탈락했다. 마지막 경기에서 독일과 비기며 발목 잡았지만, 사실상 ‘실패한 대회’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소연을 비롯해 조소현(토트넘) 최유리(버밍엄 시티) 등이 포진해 ‘황금 세대’라는 칭호가 붙었지만, 기대에 못 미쳤다. 당연히 여자축구를 향한 세간의 관심은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이번 대회가 월드컵에서의 아쉬움을 씻는 동시에 다시 한번 팬들의 시선을 끌 기회로 여겨진다.
항저우를 ‘명예 회복의 장’으로 만들 준비는 마쳤다. 벨호는 지난 5일 파주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 모여 2주간 구슬땀을 흘린 뒤 이틀 전 중국에 입성했다. 미얀마를 상대로 AG 여정을 시작하는 벨호는 25일 필리핀, 28일 홍콩과 격돌한다.
이번 AG 여자축구는 17개 팀이 5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위 5개 팀과 2위 중 상위 3개 팀 등 총 8개 팀이 토너먼트를 통해 우승팀을 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