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지 프로축구 강원FC 대표이사가 일간스포츠와 인터뷰하고 있다. 구리=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2023.09.18.
김병지(53) 강원FC 대표는 2015년 골키퍼 장갑을 벗은 후에도 ‘축구인’으로 살았다. 해설위원, 유튜버 등 방송을 통해 축구 팬들을 만났다.
김병지 대표는 2021년부터 대한축구협회(KFA) 부회장직을 맡으면서 축구 행정가로 활약하고 있다. 2023시즌부터는 강원 대표로 부임해 활발한 행보를 보인다. 사무국 직원과 선수단 처우 개선 등 구단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본지와 강원 이야기를 시작한 김병지 대표는 “강원이 지난해보다 관중 67%가 늘었다. 경영하면서 사무국 직원들의 노력을 통해 많은 걸 이룰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실제 강원은 지난해 경기당 평균 관중 2165명에서 올해 6056명으로 크게 늘었다. 올 시즌 K리그 구단의 관중이 전반적으로 늘었는데, 강원은 공격적인 마케팅 등이 효과를 누렸다고 자평했다.
구단 대표로 부임한 후 사무국 직원 급여 인상 등 구단 구성원 처우 개선에 먼저 나선 김병지 대표는 “기본적으로 베이스가 돼 있어야 우수 자원이 (구단에) 들어올 수 있고 지킬 수 있다. 그런 차원이다. 일에 집중할 여건이 되지 않나. 일하고 싶고 머물고 싶은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김병지 프로축구 강원FC 대표이사가 일간스포츠와 인터뷰하고 있다. 구리=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2023.09.18. 올 시즌 김병지 대표의 이름이 가장 많이 오르내렸던 때는 양현준이 셀틱 이적을 앞두고 있을 때다. 당시 ‘양현준을 놔주지 않고 있다’는 등의 비판을 김 대표가 받았다. 하지만 구단과 양현준이 갈등을 봉합하고 극적으로 합의에 도달했고, 이적료가 알려진 뒤에는 김 대표의 ‘협상력’이 조명됐다.
애초 셀틱은 양현준 영입을 위해 200만 유로(28억4000만원)를 제안했다. 그러나 강원과 셀틱은 최종 275만 유로(39억원)에 양현준의 이적을 합의했다. 첫 제안보다 10억원 이상 뛴 것이다. 강원과 양현준 모두 ‘윈윈’한 것이다. 강원은 양현준을 매각한 금액으로 여름 이적시장 기간 수준급 선수 여럿을 품었다. 김병지 프로축구 강원FC 대표이사가 일간스포츠와 인터뷰하고 있다. 구리=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2023.09.18. 김병지 대표는 “선수를 보낼 때는 잘 보내야 한다. 선수의 가치를 올바르게 평가해야 한다. 우리 구단도 다음을 위한 준비를 해야 했다”며 “셀온 조항도 삽입했다. 양현준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손흥민(토트넘)처럼 된다면, (양현준의 이적 시) 우리 구단이 10억 이상이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선수 시절 24년간 에이전트 없이 구단과 협상한 경험이 비결이라고 밝혔다.
다만 ‘숙제’가 있다. 강원은 올 시즌 K리그1 12개 팀 중 11위로 강등 위기에 놓였다. 김병지 대표는 “우리와 경쟁하고 있는 수원 삼성, 수원FC를 봤을 때 근래 경기력 내용이나 분위기를 보면 강원이 상당히 좋다. 살아남는다면 내년에는 공격적인 마케팅과 선수 수급을 통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 나갈 수 있는 스쿼드를 꾸릴 것”이라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