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바이에른 뮌헨)를 향한 현지 언론들의 황당한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의 7-0 무실점 대승을 이끌었고, 공·수에 걸쳐 눈부신 존재감을 보여줬는데도 잇따라 최저 평점이 나오고 있다. 스탯을 기반으로 하는 매체들의 높은 평점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독일 축구 매체 키커는 25일(한국시간) 바이에른 뮌헨과 보훔의 2023~24 독일 분데스리가 5라운드 경기 평점을 공개했다. 1~6점으로 구분되는 키커 평점은 낮을수록 좋은 평가인데, 김민재는 2.5점을 받았다. 이날 선발로 나선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 중에선 골키퍼 스벤 울라이히(3점)에 이어 뒤에서 공동 2위에 그친 평점이다.
특히 선발로 나선 포백 수비진 중에서는 유일하게 2.5점을 받았다. 파트너로 나서 전반만 소화하고 교체된 마테이스 더리흐트를 비롯해 비롯해 알폰소 데이비스, 누사이르 마즈라위 모두 평점 2점을 받았다. 물론 2.5점도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는 의미였으나, 바이에른 뮌헨이 무려 7-0 대승을 거뒀고, 무실점 승리의 중심에 김민재의 풀타임 활약이 깔려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아쉬운 평가였다.
키커뿐만 아니다. 먼저 바이에른 뮌헨과 보훔의 경기 평점을 공개했던 독일 빌트 역시 비슷한 평가를 내렸다. 빌트는 포백 수비진 가운데 김민재에게만 3점을 줬고, 나머지 포백 수비진엔 2점을 줬다. 김민재와 같은 평점을 받은 건 미드필더 콘라트 라이머, 골키퍼 울라이히였다. 김민재의 활약상을 돌아보면 키커와 빌트, 대표적인 독일 현지 매체들의 연이은 낮은 평가는 분명 아쉬움이 남을 만했다. 특히 두 매체 모두 다른 수비수들과 달리 김민재만 콕 집어 낮은 평점을 매긴 게 공통적이었다.
김민재의 이날 존재감이 미미했던 건 전혀 아니었다. 이날 김민재의 클리어링 횟수는 무려 10회나 됐고, 공중볼 경합 상황에서도 8차례 중 무려 7차례를 이겨냈다. 공중볼 경합 승률만 88%. 클리어링 횟수도, 공중볼 경합 승리 횟수도 양 팀 통틀어 1위였다. 지상볼 경합, 태클 역시도 한 차례씩 시도해 모두 성공으로 이어갔다. 파트너는 전반엔 더리흐트, 후반엔 다요 우파메카노였다. 김민재만 홀로 풀타임 출전하며 무실점을 이끌었다.
비단 수비 지역에서만 빛난 건 아니었다. 이날 김민재는 패스 시도(81회)와 성공(76회) 모두 가장 많았고, 패스 성공률 역시도 94%에 달했다. 이 가운데 공격지역으로 향한 패스는 3차례나 됐고, 3차례 시도한 롱패스는 모두 정확하게 동료들에게 연결했다. 단단한 수비력은 물론이고 후방 빌드업의 핵심적인 역할도 해낸 셈이다. 주관적인 평가가 포함되는 키커, 빌트 등 현지 매체들의 평점을 쉬이 납득하기 어려운 배경이다.
기록을 기반으로 한 평점에서 잇따라 높은 평점을 받았던 것도 대조를 이뤘다. 이날 7골이나 터지면서 공격수들의 평점이 상대적으로 더 높을 수밖에 없었을 뿐 김민재의 평점 역시도 꽤 높았다. 후스코어드닷컴 평점은 8.38점으로 선발진 가운데 6번째로 높았고 폿몹은 8점, 소파스코어에서는 7.7점을 받았다. 앞서 키커, 빌트 등 현지 매체들이 매긴 평점과는 달리 보훔전 활약상이 어느 정도 반영된 평점이었다.
한편 키커와 빌트 모두 보훔전에서 3골·2도움을 기록한 해리 케인에게 최고 평점인 1점을 매겼다. 빌트는 르로이 사네와 킹슬리 코망에게도 같은 평점을 매긴 반면 키커는 사네는 1.5점, 코망은 2점의 평점을 각각 매겨 대조를 이뤘다. 키커는 0-7로 대패한 보훔 선수들에 대해 11명 중 무려 9명에게 최저점인 평점 6점을 매겼다. 일본인 공격수 아사노 다쿠마도 최저 평점이었다.
이날 바이에른 뮌헨은 케인의 해트트릭 맹활약에 막심 추포-모팅, 더리흐트, 사네, 마티스 텔의 골을 더해 보훔을 7-0으로 대파했다. 개막 5경기에서 4승 1무(승점 13)를 기록, 바이어 레버쿠젠(승점 13)에 득실차에서 앞선 선두로 올라섰다. 바이에른 뮌헨은 이번 시즌을 통해 독일 분데스리가 12연패에 도전한다.
김명석 기자 clear@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