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태권도 간판 간판스타 장준(23·한국가스공사)이 생애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장준은 25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린안스포츠문화전시센터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태권도 남자 58㎏급 결승에서 마흐디 하지모사에이나포티(이란)를 상대로 라운드 스코어 2대0(5-4 4-4) 승리를 거두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24일 남녀 품새에서 나온 2개의 금메달에 이어 태권도에서만 세 번째로 나온 금메달이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장준은 "상대 선수(하지모사에이나포티)가 최근 굉장히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선수였다. 이길 수 있어 매우 기분 좋다. 개인적으로 첫 아시안게임 출전이었는데 1등을 하게 돼 굉장히 기분 좋다"고 기뻐했다.
비디오 판독의 결과가 승패를 좌우했다. 장준은 1라운드 감점을 주고 받은 경기 초반 머리 공격을 날렸으나 인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타격됐음을 이야기하며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고, 판독 결과 공격이 인정돼 3점을 획득했다.
2라운드는 극적이었다. 장준은 2라운드 시작 후 감점에 몸통 공격까지 연이어 허용해 0-3으로 초반 기세를 상대에 내줬다. 그러나 상대 감점으로 추격점을 만들었고, 종료 4초 전 머리 공격을 꽂아 극적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고난도 공격을 성공했지만 이번에도 바로 득점 인정은 나오지 않았다. 이번에도 판독이 들어갔고, 이번에도 장준의 승리였다. 4-4 동점이 된 데다 상대가 넘어지면서 감점이 추가, 장준의 최종 승리가 확정됐다.
장준은 "1라운드 때는 심판께서 다른 부분을 보셔서 '인정되지 않을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는데 재판독해줘 점수가 들어가 이길 수 있었다"며 "내가 확실히 맞춘 느낌이 있었다. 얼굴을 맞춘 장면인데, 심판 분께서 그 다음 장면만 계속 보시더라"고 상황을 돌아봤다.
장준은 16강부터 결승까지 단 한 개의 라운드도 상대에게 내주지 않고 무결점 우승을 거뒀다. 물론 모든 라운드가 압도적이었던 건 아니다. 특히 4강전에서는 2라운드 초반 1-10까지 상대에 점수를 내주며 라운드 패배에 몰렸는데, 이후 맹렬히 추격한 끝에 라운드 역전승을 거두는 데 성공했다.
장준은 "정신 차리고 보니 10점 차이까지 벌려져 있었다"고 웃으면서도 "상대 선수가 굉장히 지친 모습을 보였다. 그래서 내가 계속 공격적으로 하면 계속 점수로 뽑을 수 있고, 감점을 5개 모아 감점패를 유도할 수 있어 코치님께서도 감점패를 유도하라고 하셨다"고 설명했다.
장준은 지난 8월 진천 선수촌에서 취재진을 만났을 당시 도쿄올림픽에서 동메달에 그친 이유를 실전 감각 부족과 그에 따른 경기 운영 어려움으로 꼽은 바 있다. 당시에도 장준은 충분히 실전 감각을 쌓은 만큼 아시안게임 결과를 자신했고, 실제로 성적을 내 이를 증명했다. 장준은 "실전 시합을 못 뛰는 부분이 당시에 정말 크다고 생각했다. 이번엔 시합을 계속 뛰었다. 상대 선수들에 대한 전력 파악도 어느 정도 됐다. 상대 선수들 영상을 보며 계속 준비해왔다"고 했다.
장준은 이제 파리 올림픽까지 바라본다. 장준은 "아래 랭킹에서 치고 올라오는 신예 선수들이 정말 많다. 이번 이란 선수도 그랬다. 그런 선수들 영상도 최대한 많이 챙겨본다. 상대 선수의 스타일을 잘 분석하려고 한다. 잘 준비해 올림픽을 맞이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