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아시안게임(AG) 남자 축구 대표팀이 퍼즐의 마지막 조각, 이강인(22·파리 생제르맹)을 맞췄다.
한국은 지난 24일 중국 저장성 진화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AG 조별리그 E조 바레인과 3차전에서 3-0으로 승리했다. 앞서 1·2차전에서 16강 진출과 조 1위를 결정한 대표팀은 마지막 경기까지 깔끔한 승리를 챙기며 3연속 우승을 향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승패가 중요하지 않았던 상황에서 한국이 확인해야 할 건 뒤늦게 합류한 이강인의 경기력이었다. 왼쪽 대퇴사두근 부상을 입었던 그는 지난 20일 소속팀에서 복귀전(17분 출전)을 치른 이후 지난 21일 대표팀에 합류했다. 당일 열린 태국전에는 출전하지 않고 숨을 골랐다.
24일 중국 저장성 진화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바레인과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E조 최종전에 선발 출전한 이강인. 사진=대한축구협회
바레인전에서 이강인의 첫 모습은 완벽하진 않았다.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고, 바레인의 집중 수비에도 다소 힘겨워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서서히 몸이 풀리고 동료들과 손발도 맞아들어가기 시작했다. 특히 전반 24분에는 왼발 논스톱 패스를 신속하게 성공, 정우영과 조영욱의 헤더로 이어지는 공격을 이끌며 바레인 선수들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다리오 베이직 바레인 감독은 경기 후 "인상적인 한국 선수가 정말 많았는데, 18번(이강인)이 특히 그랬다. 그가 차이를 만들었다"고 인정했다.
경기력만큼 관심을 끈 게 출전 시간이다. 대표팀은 부상에서 돌아온 그를 35분만 기용하고 교체했다. 건강 문제는 아니었다. 이강인은 교체 후 그를 연호하는 한국 팬들을 향해 손을 들고 웃으며 화답했다.
24일 중국 저장성 진화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최종전 대한민국과 바레인의 경기. 전반전 이강인이 교체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기 종료 후 믹스트존에 등장한 이강인은 "재밌는 경기였다. 아시안게임 대표팀과 처음으로 호흡을 맞춰봤다. 앞으로 더 발전해야 할 부분도 많은 것 같다"고 돌아봤다. 출전 시간에 관해 묻자 "경기 전부터 (출전 시간제한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다. 그리 아쉽진 않다. 다음 경기(16강전)가 가장 중요하다. 잘 준비해 꼭 승리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완전체'라는 표현이 이강인이 더해졌기 때문에 쓰이는 건 아니다. 대표팀은 이강인 없이도 앞선 2경기에서 13득점을 몰아친 경기력을 재입증했다. 한국은 후반전 센터백 이한범, 주장 백승호, 그리고 이강인을 대신한 고영준이 1점씩을 나눠 넣으며 승리를 이끌었다. 주축 선수들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해 휴식을 부여했는데, 체력 관리가 오히려 후반전 활약으로 이어진 셈이 됐다. 이강인은 "다른 대표팀 선수들도 너무 좋은 능력을 갖추고 있다. 축구를 잘 아는 선수들이라 앞으로도 기대가 많이 된다"고 전했다.
지난 21일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에 합류해 황선홍 감독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이강인의 모습. 사진=대한축구협회
카드가 많아진 만큼 황선홍 감독이 에이스 이강인을 어떻게 활용할지가 관심사다. 바레인전에서 이강인의 역할은 2선 프리롤이었다. 황 감독은 경기 후 "(이강인을) 조금 더 자유롭게 쓰는 게 낫다고 본다. 상황에 따라 많이 뛰는 포지션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강인은 "(감독님께서 나를) 어떻게 뛰게 하실지는 지금 (내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최대한 팀에 맞춰야 하고, 도움이 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이강인은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모두 한 팀이 돼서 하나의 목표를 바라보고 다 같이 가는 것"이라며 "팀이 그 목표까지 가는 데 최대한 많은 도움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는 "(개인 성적으로) 좋은 모습을 못 보여드린다고 해도, 이 대회에서 중요한 건 팀 성적이다. 우승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