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아시안게임에 깜짝 스타가 탄생했다. 중국 수영 국가대표 왕슌(29)이 한국 팬들의 여심을 뒤흔들었다.
왕슌은 지난 24일 남자 개인 혼영 2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개인 기록 1분55초00을 기록하며 우승했던 그는 이번 대회에서 1분54초62로 1위에 올랐다. 그는 23일 대회 개회식 성화 봉송의 최종 주자로 나선 중국 최고 스포츠 스타다.
왕슌이 한국 팬들에 눈에 든 건 실력과 외모를 겸비해서다. 엑스(구 트위터) 등 각종 소셜미디어(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한국의 황선우를 기다리다가 왕슌을 목격한 팬들의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배우 못지않은 외모, 새하얀 피부와 근육질의 몸까지 갖춘 덕이다.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처럼 남성미와 선한 외모를 겸비했다.
25일 남자 계영 800m가 끝난 후 믹스트존에서 왕슌의 중국 내 인기도 확인할 수 있었다. 왕슌이 나타나자 중국 취재진이 단체로 몰려들었다. 기자들의 손에는 그를 찍기 위한 영상 카메라가 들려 있었다. 인터뷰 분위기도 밝고 한껏 들떠 있었다. 스포츠 선수보다는 배우, 아이돌 인터뷰에 가까웠다.
계영 종목 공식 인터뷰를 마친 후 중국 기자와의 대화를 통해 왕슌의 국내 입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미디어 워크룸에서 만난 중국 오루팅 기자는 "왕슌은 확실히 외모로도 중국에서 인기를 많이 끌고 있다. 여성 수영 팬들은 일단 왕슌부터 찾아온다"며 "수영 팬들에게는 원래 인기 있는 선수였지만, 대중적으로 알려졌던 건 아니다. 도쿄 올림픽 때 메달을 따면서 많은 이들이 알게 됐고, 인기도 엄청나게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왕슌의 진가는 외모가 아닌 인성과 리더십이다. 별명도 큰형님(大兄, 따꺼)이다. 오루팅 기자는 "왕슌은 다른 챔피언들과 다르게 자신을 높이 세우는 성격이 아니다. 자신을 항상 낮추고, 성격이 온화하다. 팬들이나 기자들의 부탁을 아주 쉽게 들어준다. 사진, 기념 촬영, 인터뷰 등을 쉽게 승낙해 준다"고 칭찬했다.
따꺼라는 별명도 그 연장선상이다. 오 기자는 "왕슌은 스스로 높은 목표를 잡고 뛰는 선수다. 감독이 지시하기 전에 항상 먼저 팀원들을 이끌고 훈련한다. 훈련할 때 절대 몸을 아끼지 않고, 정말 열심이다"라고 전했다.
왕슌은 벌써 아시안게임만 네 차례 나섰다. 베테랑이지만, 여전히 개인 기록을 경신하는 등 기량이 절정이다. 그는 "네 번째로 아시안게임에 참석하게 됐다. 아주 설레는 마음으로 이번 경기에 임했다. 어제 금메달, 오늘 은메달을 수상해 정말 좋다. 감사드린다"며 "난 운동선수다. 나이가 아닌 경기 성적으로 자신을 말하겠다. 먼저 이번 아시안게임 잘 마치고, 이후 미래에 대해 생각해 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