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7인제 럭비 대표팀이 항저우 아시안게임(AG) 결승에 진출했다. 21년 만의 금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이명근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6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사범대 창첸 캠퍼스 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7인제 럭비 4강전에서 개최국 중국을 36-7로 격파했다.
경기 시작 1분 만에 장용흥(한국전력)이 트라이를 성공해 5-0으로 앞서 나간 대표팀은 정연식(현대글로비스)도 3분 후 득점에 가세하며 10-0까지 달아났다. 이후 전반을 24-0으로 마쳐 사실상 승기를 잡았다.
한국은 후반 초반 트라이와 컨버전킥을 허용하며 7점을 내줬으나 장정민과 김남욱(이상 한국전력) 역시 트라이·컨버전킥으로 7점을 합작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어 경기 종료 직전 장정민이 또 한 번 트라이에 성공했다.
지난 24일 대만,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팀과 조별리그 B조 2경기를 모두 이긴 대표팀은 25일 8강전에서 말레이시아를 꺾은 데 이어 개최국 중국까지 꺾고 4연승으로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전 상대는 최근 4개 대회에서 세 차례 우승한 강호 일본을 12-7로 꺾은 홍콩이다. 일본은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 중인 2023 15인제 월드컵에 집중하고 있다.
귀화 선수가 많은 홍콩 역시 위협적이다. 지난달 29일 인천 남동아시아드 경기장에서 열린 올해 세븐스 시리즈 1차 대회에서 홍콩에 5-19로 졌다. 이 대회는 아시안게임 직전에 열려 사실상 '전초전'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이명근 감독은 "이번에도 홍콩·일본과 경쟁할 건데 우리가 특히 아시안게임에 대한 열의가 대단하다. 대대로 선배님들도 아시안게임에 강했다"며 "선수들의 의지가 굉장하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한국의 금메달 도전은 21년 만이다. 2002년 부산 대회에서 우승한 바 있다. 이후 2006 도하 AG에서 은메달을 딴 한국 럭비는 이후 세 차례 대회에서 모두 동메달만 목에 걸었다.
7인제 럭비는 전·후반 각 40분으로 펼쳐지는 15인제와 달리 전·후반 각 7분에 휴식 시간 1분으로 15분이면 경기가 끝난다. AG에선 2006년 도하 대회부터 15인제가 사라지고 7인제만 열린다.
한국-홍콩의 결승전은 한국 시간으로 오늘 저녁 7시 5분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