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로서 현장에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해요. 해보고 싶은 게 많고 더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죠.”
배우 김남길이 액션 연기로 돌아왔다. 넷플릭스 드라마 ‘도적: 칼의 소리’(이하 ‘도적’)를 통해 시대극을 배경으로 타이트한 롱테이크 액션, 말 위에서 펼치는 장총 액션 등을 화려하게 그려내면서 작품의 장르적 묘미를 책임진다. 김남길은 이번 작품을 통해 새로운 액션에 도전해 또 한번 배우로서 경험치를 높였다. 그는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서 일간스포츠를 만나 “작품마다 액션을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웃으며 “이제는 캐릭터가 획일화될 수 있으니 조정이 필요한 것 같다. 멜로, 로코 등 좀 더 다양한 장르를 해보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도적’은 1920년 중국의 땅, 일본의 돈, 조선의 사람이 모여든 무법천지의 땅 간도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하나 된 이들이 벌이는 액션 활극이다. 남의 것을 빼앗는 도적(盜賊)이 아닌 ‘칼의 소리’(刀嚁)를 뜻한다. 극중 김남길은 노비 출신의 일본군이었지만 이제 간도에서 살아가는 도적단을 이끄는 이윤을 연기한다.
생소한 장르에 도전한 김남길은 “1920년대 배경으로 서부극 장르를 표방한다는 게 신기했다”며 “특별한 역사적 사건을 다루는 게 아니라 픽션인데 판타지적 요소를 넣고 실제 있을 법한 이야기를 다룬 게 흥미있더라”라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이어 “우리끼리는 ‘동서양의 시대적인 것들을 합쳐보자’고 생각했다”며 “미국, 유럽이나 영어권 국가에서 이 작품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도적’은 흙먼지 휘날리는 황야에서 벌어지는 총격전과 마상 액션부터 활, 칼, 도끼, 낫, 맨손 격투까지 현란하고 스타일리시한 액션이 매화 다채롭게 펼쳐지는데 김남길이 연기한 이윤은 윈체스터 총기를 사용한다. 무엇보다 롱테이크 액션이 눈길을 끄는 가운데 김남길은 “숨을 수 없다는 부담감이 있긴 했지만 새로운 액션을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평소 쓰지 못했던 무기를 썼어요. 특히 촬영할 때 총알 수까지 세야 해서 정감 갔죠. 현대극에선 총이 자동이라서 한번 장전하면 되는데 이번엔 한 발씩 신경써야 했어요. 실제 총에 대해 예민하게 보는 분들은 작품 속 총알 수까지 센다고 하더라고요.(웃음) 롱테이크 액션을 찍으면서 고민했던 게 총을 더 쏘고 싶은데 총알 수가 정해져 있다 보니까 쓰러진 범인들의 총알을 주워서 다시 쏴야 하는 상황이었죠. 총알이 떨어져도 스피디감을 위해서 더 쏘는 걸 포기했어요.”
또 말 위에서 펼치는 장총 액션에 대해선 비슷한 웨스턴 장르인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배우 정우성에게 조언을 받았다고. “우성이 형이 달리는 말에서 어떻게 돌아야 하는지 알려주더라”며 “돌면서 총의 무게를 앞으로 당겨와야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또 “우성이 형은 자꾸 위험하다고 하지 말라고 하더라. 현장에서 ‘우성이 형이 하지 말래’라고 했더니 제작진들이 무슨 말을 하냐는 반응이었다”고 웃으며 “딱 한번만 해보겠다고 하고 그만뒀는데 그 한번이 잘 나왔다. 우성이 형이 직접 해봤으니까 조언이 도움되더라”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넷플릭스는 올 추석 ‘도적’을 공개했다. ‘오징어 게임’, ‘수리남’ 등 추석 시즌마다 넷플릭스에서 히트작이 터졌던 터라 ‘도적’의 흥행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김남길 또한 부담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작품을 내놓고 대중에게 어떤 선택을 받을지 감을 못 잡겠더라”며 “대중의 선택을 받는다기보다 시청자가 이해하고 따라올 수 있게 하는 데 집중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오징어 게임’, ‘수리남’이 언제 오픈됐는지 몰랐다가 넷플릭스가 추석 때 미는 작품을 찾아봤더니 그렇더라”며 “’도적’이 공개됐을 때 따로 봤는데 목에 담이 오더라”라고 웃었다.
김남길은 당초 ‘도적’이 20부작으로 기획됐다며, 시즌1이 9부작인 만큼 시즌2가 제작됐으면 좋겠다고 인터뷰 내내 거듭 전하기도 했다. “사실 처음 기획할 때 시즌1과 2를 나눠서 하자고 얘기했다”며 “작가와 시즌2를 준비하고는 있다. 이르면 내년 가을 때부터 제작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원래 저는 시즌2 제작 여부와 상관없이 시즌1에 때려 박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죠. (웃음) 그래도 시즌2에선 인물들 서사와 잔인한 일본군인 새로운 빌런도 나와요. 도적단의 이야기도 상대적으로 많은데 도적단이 마을 사람들과 티키타카를 나누고 어떻게 살아갔는지 얘기를 나누는 서사가 있죠. 전투 신이 더 많아서 스케일도 커지고요. 시즌2를 꼭 찍어야 한다고 작가와 얘기를 하고 있지만 넷플릭스에서 제작을 결정해야 하지 않겠나 싶어요.(웃음)”
‘도적’의 연출은 ‘블랙독’, ‘나쁜 녀석들: 악의 도시’, ‘38 사기동대’의 황준혁 감독이 맡았다. 지난 22일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