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우는 27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종목 남자 자유형 200m 예선에서 3조 4레인으로 출전해 1분47초08을 기록했다. 예선에 참가한 총 36명의 선수 중 1위로 아시아 정상급 기량을 재확인시켰다.
결선에는 황선우뿐 아니라 5조에서 역영한 이호준(22·대구광역시청)도 올랐다. 이호준은 1분48초13을 기록, 조 1위·전체 3위로 예선을 통과했다. 황선우에 이은 2위는 1분47초79를 기록한 마노 히데나리(23·일본)가 기록했고, 판잔러(19·중국)는 1분48초42로 이호준에 이은 4위에 올랐다. 총 8명이 올라간 결선은 오후 8시 48분 열린다.
자유형 200m는 황선우가 가장 자신있어 하는 주 종목이다. 그는 앞서 자유형 200m에서 세계선수권 2회 연속 메달(2022 부다페스트 2위, 2023 후쿠오카 3위)을 수상한 바 있다. 이 종목 개인 최고 기록도 1분44초42로 라이벌 판잔러(1분44초65)보다 0.23초나 빠르다. 황선우의 현재 기량이라면 아시아 역대 최고의 수영 선수로 꼽히는 쑨양(31·중국)이 남긴 아시아 기록 1분44초39까지도 따라잡을 가능성도 있다.
예선을 마친 후 취재진과 만난 황선우는 "어제 결승 경기가 늦게 끝나고 도핑 테스트까지 해 숙소에 늦게 돌아갔다. 그래도 푹 잘 잔 것 같아 오늘 아침 예선 경기도 괜찮게 레이스를 펼친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예선에서는 처음 10m 레이트를 떨어뜨리지 않고 올린 다음에 후반에 유지하려고 했다. 생각한 대로 잘 된 것 같아 만족스러운 레이스였다"고 돌아봤다.
황선우는 이번 대회 수영 대표팀의 간판 스타다. 그는 앞서 24일 자유형 100m에서 아시안게임 개인 첫 메달(3위)을 따고, 25일 단체전인 계영 800m에서 첫 금메달을 수확했다. 26일에는 남자 혼계영 400m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27일 메달을 추가한다면 나흘 연속 메달을 목에 거는 셈이 된다.
황선우는 "아시안게임에서 이렇게 메달을 딴다는 것 자체로도 쉽지 않다. 그런데 개인전에서도 동메달을 따고, 단체전에서도 멤버들과 잘 화합해 금메달과 은메달을 땄다. 지금까지 계속 있던 불안감들이 많이 내려왔다. 오늘 오후 자유형 200m는 부담 없이 내가 하고 싶은 만큼 다 즐기고 오고 싶다"고 했다.
메달도 많지만, 그만큼 나흘 연속 치열한 일정을 소화 중이다. 하지만 황선우는 "사실 세계선수권 때보다 지치지 않는 것 같다. 일단 (선수권에 비해) 아시안게임 예선이 수월한 편이다. 단체전에서도 예선 때 뛰지 않고 결승에만 출전해 몸 컨디션 관리하기에 이번 대회가 더 좋은 것 같다"고 현재 컨디션을 전했다. 그는 "오후에 200m 결승을 소화하고 바로 단체전을 뛴다. 바로 단체전을 해야 해 조금 빠듯하긴 하다"며 "(정상급 선수들도 소화하는 일정이니) 나도 한 번 해보겠다"고 웃었다.
라이벌 판잔러와는 선의의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판잔러는 현지 매체와 인터뷰를 마친 후 믹스트존을 지나가면서 황선우에게 '짜요'를 외치기도 했다. 황선우는 "판잔러 선수와는 한 번씩 연락도 한다. 수영 선수끼리 캡을 바꾸는 문화가 있는데 저번 대회 때 캡을 맞바꿨다. 정말 착한데 잘하는 친구다. 이번 100m 기록을 세운 면도 정말 본받고 싶은 선수다. 아시아에서 같이 갈 친구가 생겼다. 선의의 레이스를 하면 서로 좋은 기록을 계속 이끌 수 있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예선에서 1위와 3위를 나눠가진 만큼 이호준과 나란히 금, 은메달을 목에 걸 가능성도 충분하다. 황선우는 "나와 호준 형 모두 가장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나와 형 모두 정말 열심히, 오래 연습했다. 그래서 서로 만족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컨디션 관리를 잘해 오후에 국민들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