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독일 현지 언론과 레전드로부터 다소 의아한 비판을 받은 김민재가 최후방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이날 팀 내에서 가장 많은 리커버리를 기록하며 상대 공격을 무력화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2연승을 질주했다. 하지만 독일 매체는 다시 한번 김민재에게 저조한 평점을 부여하며 팬들의 의문부호를 낳았다.
김민재의 뮌헨은 4일 오전(한국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의 파르켄에서 열린 FC코펜하겐(덴마크)과의 2023~24시즌 UCL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뮌헨은 이날 승리로 A조 2연승을 질주하며 1위(승점 6)에 올랐다.
김민재는 이날도 선발 출전, 다요 우파메카노와 함께 합을 맞췄다. 최근 김민재는 현지 매체들로부터 낮은 평점을 받고, 독일의 전설 로타어 마테우스가 직접적으로 “김민재는 뮌헨의 불확실성이다. 아직은 기대보다 못하다”라는 평가를 남기는 등 부정적인 여론에 휩싸였다. 하지만 그는 ‘별들의 무대’라 불리는 UCL서 다시 한번 안정적인 활약을 펼치며 팀의 역전승에 힘을 보탰다.
김민재는 이날 풀타임 소화하며 패스 성공률 91%(91/99)·키 패스 1회·클리어링 5회·가로채기 3회·리커버리 11회·공중 볼 경합 성공 5회 등 최후방을 단단히 지켰다. 특히 여러 차례 상대의 뒷공간 침투를 차단하거나, 패스를 막는 등 뛰어난 위치선정이 빛났다. 이날 함께 백4를 이룬 알폰소 데이비스·우파메카노·마즈라위 모두 높은 평점을 기록하며 ‘업셋’을 막았다.
경기 초반은 홈팀 코펜하겐이 뮌헨의 박스 안을 위협했다. 전반 3분에는 크로스와 중거리 패스로 뮌헨의 골문을 노렸다. 김민재는 침착한 판단과 함께 걷어내며 공격을 막았다. 지난 주말 라이프치히와의 경기에선 스피드에서 밀리는 모습이 나왔지만, 이날은 상대 공격진을 마지막까지 견제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장기인 장거리 패스로 안정적인 빌드업 플레이를 펼치기도 했다.
정작 초반 뮌헨의 공격진은 서로 공을 미루거나, 패스 타이밍이 늦는 등 답답한 모습이 나왔다. 코펜하겐은 뮌헨의 높은 수비 라인을 공략하기 위해 뒷공간을 노렸으나, 우파메카노와 김민재가 번갈아 차단했다. 하지만 결국 전반전은 득점 없이 0-0으로 마쳤다. 뮌헨은 해리 케인과 르로이 사네의 호흡이 아쉬웠다.
후반전에도 코펜하겐의 위협적인 공격이 나왔으나, 이번에도 김민재가 차단했다. 후반 6분 디오고 곤칼베스의 스루패스가 박스 안으로 향했는데, 김민재가 빠른 발로 차단한 뒤 마지막 견제까지 성공했다.
하지만 선제골은 코펜하겐의 몫이었다. 후반 9분 뮌헨 미드필더 콘라드 라이머가 공을 빼앗겼고, 이는 모하메드 엘리오누시의 찬스로 이어졌다. 김민재가 앞을 견제했으나, 엘로우누시는 침착하게 빅토르 클라에손에게 연결했다. 우파메카노는 제대로 위치를 잡지 못했고, 클라에손의 슈팅까지 이어졌다. 이를 김민재가 탁월한 위치선정으로 걷어냈으나, 높이 뜬 공을 루카스 레라허가 발리슈팅으로 차 넣어 뮌헨의 골망을 흔들었다.
일격을 맞은 뮌헨은 후반 21분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자말 무시알라가 개인 드리블을 뽐낸 뒤,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시도해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투헬 감독은 후반 32분 토마스 뮐러·마티스 텔·레온 고레츠카를 넣으며 역전을 노렸다. 교체는 적중했다. 후반 36분 케인의 헤더 패스를 받은 뮐러가 코펜하겐의 뒷공간을 완전히 뚫었다. 뮐러는 박스 안에서 침착하게 텔에게 패스를 건넸고, 텔은 이를 왼발로 가볍게 밀어 넣으며 역전 골을 터뜨렸다.
역전을 허용한 코펜하겐은 추가시간 막바지까지 공격 기회를 잡았으나, 끝내 김민재의 수비를 뚫어내지 못했다.
뮌헨은 이날 승리로 UCL 새 역사도 썼다. 축구 통계 매체 옵타에 따르면 뮌헨은 UCL 조별리그 원정 18연승을 질주, 최다 연승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종전 FC바르셀로나(스페인)와 17연승으로 동률이었으나, 뮌헨이 먼저 앞서갔다. 이외에도 조별리그 15연승 포함 36경기 연속 무패(33승 3무)라는 기록도 이어갔다.
한편 축구 통계 매체 폿몹, 소파스코어는 탄탄한 수비를 선보인 김민재에게 각각 8.3, 7.7이라는 평점을 부여했다. 폿몹에선 마즈라위에 이은 전체 2위, 스파스코어 기준으로는 전체 1위의 기록이다.
다만 독일 매체 빌트는 다시 한번 의아한 평점을 남겼다. 빌트는 김민재·데이비스·마즈라위에 4점을 부여했고, 우파메카노는 5점을 받았다. 3개의 선방을 기록한 스벤 울라이히가 가장 높은 평점인 2점을 받았다. 빌트가 김민재에 유독 박한 평점을 부여한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23일 보훔전 7-0 대승 당시 다른 수비진은 2점을 받았는데, 김민재만이 3점을 받은 바 있다.
UCL 조별리그 2연승을 달린 뮌헨은 A매치 휴식기전인 오는 9일 프라이부르크와의 2023~24시즌 분데스리가 7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있다.
김우중 기자 ujkim50@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