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표 MC와 코미디언 등 연예인들이 유튜브로 활동 무대를 옮기고 있다. 유재석, 신동엽, 김대희 등 TV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이들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플랫폼인 유튜브에서 비슷한 듯 다른 콘셉트로 활약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플랫폼의 다양화와 함께 유튜브가 대세 플랫폼으로 떠오르면서 이젠 연예인들이 방송사 출연보다 유튜브 활동에 더 힘을 쏟고 있는 분위기다.
유재석은 지난해 11월 개설한 유튜브 채널 ‘뜬뜬’의 콘텐츠 ‘핑계고’를 개설했다. 유재석이 자연스런 분위기 속 게스트들과 다양한 주제로 수다를 떠는 모습은 익숙하면서도 기존 TV 프로그램에서 볼 수 없는 편안함이 더 담겼다. 주로 유재석과 오랜 친분을 자랑하는 연예인들이 등장해 믿고 보는 케미를 보장하는 터라, 에피소드당 평균 100만 뷰 이상, 최고는 1000만 뷰에 가까운 기록을 내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주당으로 익히 알려진 신동엽도 최근 술 방송 콘텐츠 ‘짠한형 신동엽’을 론칭하며 유튜브에 발을 들였다. 유재석 못지않은 두터운 인맥을 자랑하는 만큼 초호화 게스트들이 출연하고, 때로는 19금 이야기까지 오가며 솔직한 분위기에서 나누는 이들의 이야기가 단번에 화제가 되면서 채널 개설 한 달 만에 구독자는 60만 명을 육박했다. 또 김대희는 부캐를 내세운 ‘꼰대희’를 통해 콩트를 선보이며 일찍이 100만 명의 구독자를 넘어서며 방송 출연보다 유튜브에서 활약하고 있다. 가수 성시경, 조현아 등도 유튜브에서 본업이 아닌 토크, 먹방 등의 콘텐츠를 제작하며 방송에서는 볼 수 없는 신선한 모습으로 사랑 받고 있다.
이처럼 연예인들이 유튜브 활동을 본격화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제작 환경, 시청 환경 변화 등도 있으나 무엇보다 높은 수익 창출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유튜브를 운영 중인 한 인기 코미디언은 “방송 출연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한다”며 “일정 구독자 수를 보유하게 되면 유튜브 수익이 방송사 출연료보다 훨씬 높다”고 귀띔했다. 우리나라 대표 코미디언들이 다수 소속된 매니지먼트사 관계자 또한 “유튜브 출연은 이른바 가성비가 높다”며 “한 편당 대략 15분으로 제작되는데 방송사 프로그램 녹화 시간보다 훨씬 짧은 데다가 자유로운 분위기라서 의상, 분장 등의 준비 비용도 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PPL(간접광고) 또한 주요 수익원으로 꼽힌다. 직접 자신의 이름을 내건 채널뿐 아니라 콘텐츠 제작사에서 운영하는 채널의 콘텐츠에 출연하는 경우 PPL의 수익을 나눈다. 지상파와 케이블에선 PPL 수익을 출연진과 나누지 않는다는 것을 고려하면, 연예인들로선 유튜브 출연이 훨씬 이익인 셈이다.
유튜브 채널을 직접 운영하는 동시에 타 채널에 다수 출연하는 한 방송인은 “주로 영상 초반 소개되는 제품의 PPL 가격은 유명 채널일 경우 최소 7~8000만원”이라며 “유명 연예인들이 운영하고 출연하는 유튜브 채널 일수록 PPL 단가가 훨씬 높아지는 데다가, 출연만으로 이 수익의 일정 부분을 나누고 있다. 제작사와 계약을 맺을 때부터 구체적으로 수익 배분 비율을 정하는데 PPL 등을 포함해 총 수익의 절반 이상을 가져가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이처럼 인기 코미디언뿐 아니라 연예인들의 유튜브 러시는 방송사들의 섭외 난항으로 이어지고 있다. 물론 방송사 예능 프로그램이 대중성을 보장하지만 이미 인지도가 높은 연예인들의 경우 더 이상 방송사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을 홍보할 필요성이 없는 데다가, 제작진 입장에선 한정된 제작비에서 제시할 수 있는 출연료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한 지상파 PD는 “이젠 유명 연예인들에겐 방송사 출연이 먼저가 아니다”는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요즘 방송사 출연료는 유튜브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연예인들에겐 여기에 수익까지 직접 가져가는 유튜브 활동이 당연히 더 매력적일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며 “또한 아무래도 높은 규제가 있는 지상파와 케이블보다는 자유로운 환경의 유튜브 출연을 확실히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