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th BIFF] “모든 삶은 여정” 한국계 미국인 아티스트들이 생각한 이민자의 이야기[종합]
정진영 기자
등록2023.10.06 15:58
“삶이라는 건 그 자체로 하나의 여정이잖아요.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는 이민자의 이야기가 공감을 받는 이유 아닐까요.”
미국에 뿌리내린 이민자 가정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미나리’로 주목을 받은 정이삭 감독은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진행된 ‘코리안 아메리칸 특별전: 코리안 디아스포라’ 기자회견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날 현장에는 정이삭 감독 외에도 애플TV 시리즈 ‘파칭코’로 유명한 저스틴 전 감독과 배우 스티븐 연, 존 조 등 한국계 미국인 대중예술가들이 여럿 자리했다. 국내에서 올해 크게 흥행한 애니메이션 영화 ‘엘리멘탈’을 비롯해 최근 들어 미국에서는 한국계 미국인들의 삶을 조명한 콘텐츠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스티븐 연 주연,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나 역시 스티븐 연이 출연한 넷플릭스 시리즈 ‘성난 사람들’(비프), 캐나다로 이민 간 한국인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김씨네 편의점’ 등이 대표적이다.
저스틴 전 감독은 ‘성난 사람들(비프)’을 서로 간 갭을 연결하는 작품으로 꼽았다. 그는 “그 시리즈는 너무나 엄청나다. 동양의 관객과 서양의 관객을 아우른다. 마치 우리 모두를 하나의 그릇에 모은 것 같은 작품이었다”고 호평했다.
전 감독이 “그건 기존의 미국 영화나 TV에서 볼 수 없는 측면이었다”고 했을 만큼 최근 들어 미국에서는 한국을 비롯해 여러 문화권의 이야기를 다룬 콘텐츠가 뜨겁게 부상하고 있다. 존 조는 “이민자의 삶은 드라마틱하지 않나. 보통 밖에서 우리의 삶을 이야기하면 사람들은 굉장히 흥미를 갖더라”며 인기 요인을 분석했다.
정이삭 감독은 ‘미나리’를 본 관객들이 자신이 이민자가 아닌데도 공감한다는 반응을 많이 내놨다고 이야기했다. 정 감독은 “우리들은 모두 서로 다른 처지에서 다른 삶을 살지만 다들 조금씩은 이민자의 삶을 살게되는 것 같다”면서 “어떤 사람은 ‘미나리’를 보고 자신의 가족이 새로운 도시로 이사갔던 일을 이야기했다. 이민자의 삶이 보편적이지는 않지만, 보편적인 공감을 줄 수는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스티븐 연은 “우리가 문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교류한다는 걸 느낄 수 있는 이번 행사였다”면서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공감하고 화합하며 나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는 희망을 드러냈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관객들은 ‘코리안 디아스포라’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계 미국인들의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3일까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