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인터뷰가 끝나자 김소영(31·인천국제공항)은 다리를 절뚝이며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을 빠져나갔다. 아쉬움이 남았지만 값진 동메달이었다.
배드민턴 여자 복식 세계 3위 김소영-공희용-공희용(27·전북은행) 조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AG) 동메달을 획득했다. 지난 5일 중국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배드민턴 여자 복식 준결승에서 세계 1위 천칭천-자이판 조(중국)를 맞아 1-2(21-16, 9-21, 12-21)로 역전패했다.
김소영-공희용 조는 천칭천-자이판 조와 상대 전적에서 5승 10패로 열세였다. 다만 7월 일본오픈 결승에서는 김소영-공희용이 이겨 자신감이 있었다.
김소영-공희용 조는 1세트를 21-16으로 따내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그러나 2세트는 9-21로 맥 없이 졌다. 3세트도 상대에게 끌려갔다. 그러나 8-16 더블 스코어에서 11-16으로 따라가며 추격을 벌였지만 끝내 따라잡는데 실패했다.
김소영은 "아쉽다고 생각하면 아쉬운 경기였다. 값진 동메달을 얻을 수 있어 다행"이라고 했다. 공희용은 "언니가 많이 아픈데도 열심히 뛰어줘 값진 동메달을 얻었다. 더 좋은 메달을 땄더라면 좋았을 텐데 아쉬움이 남는 경기"라고 말했다.
김소영은 대회 직전 오른 종아리를 다쳤다. 외부에서 치료 받고 운동하느라 손발을 맞출 시간이 짧았다. 그는 "항저우 오기 3~4일 전에 희용이랑 공을 쳤다. 아무래도 티가 나죠?"라며 안타까워했다. 설상가상으로 준결승에서는 물집까지 생겨 더욱 뛰기 힘들었다. 파트너 공희용이 코트 커버를 무리하게 도우려다 실점하는 모습이 나왔다.
김소영은 "단체전이 열리는 중에 다시 통증이 찾아왔다. 전날(5일) 8강전에 비해서는 몸 상태가 괜찮았는데 1세트 종료 후 다시 아프더라"고 말했다. 김소영-공희용 조는 2세트 8-11로 인터벌을 맞은 한국은 이후 9연속 실점하며 승기를 뺏겼다. 3세트 3-5로 점수 차가 벌어지자 김소영은 심판에게 요청해 오른쪽 종아리에 간단한 의료 처치를 받기도 했다.
공희용은 "나보다 언니가 더 마음고생이 컸다. 내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김소영은 "여기가 마지막이 아니다. 우리가 가진 목표의 중간 지점"이라면서 "몸 관리를 더 잘하면 도쿄 올림픽이랑 이번 대회 동메달과는 조금 다른 색깔의 메달을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