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니키타’, ‘레옹’, ‘제5원소’ 등 수많은 명작을 배출해 낸 거장 뤽 베송 감독이 신작을 들고 부산을 찾았다.
뤽 베송 감독은 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어제 젊은 한국 프로듀서와 감독들이 먼저 다가와 인사를 하더라. 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셔서 놀랐다”며 “너무 기뻤고. 마음이 따뜻해졌다”고 말문을 열었다.
감독의 신작 ‘도그맨’은 절묘한 스릴러이자 안티히어로가 자신만의 정의를 실현하는 절절한 휴먼드라마다. 부산국제영화제 오픈 시네마 섹션에 초청됐다.
뤽 베송 감독은 “아들을 철장에 4년간 가뒀던 실제 이야기를 기사에서 보게 됐다. 그 아들이 이후 어떤 삶을 살아갈지 관심이 생겼다. 고통스러운 유년기 이후 테러리스트가 될 수도 있고, 마더 테레사처럼 같은 좋은 길을 갈 수도 있다. 그런 상상력에서 이 영화를 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영화의 주인공은 고통을 겪었음에도 선한 길을 선택한다. 유년기에 사랑을 받지 못했지만, 개가 이 주인공을 선한 길로 인도하는 역할을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2021년 칸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케일럽 랜드리 존스가 더글러스 역을 맡았다. 그는 연약하면서도 냉혹한, 천의 얼굴 더글러스를 연기한다. 뤽 베송 감독은 “그 배우에 대해 잘 몰랐다. 처음엔 작품 이야기를 하지 않고 두, 세 번 정도 만났다. 단순한 배우가 필요한 게 아닌 파트너가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배우에 대해 아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잘 통한다고 느꼈다. 세 번 정도 만난 후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케일럽은 개미처럼 부지런하고 천재 같은 배우다. 6개월간 함께 작업한 건 나에게 큰 행운”이라며 “더글라스는 제가 20년 동안 제가 창조해 낸 캐릭터들이 함축됐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뤽 베송 감독은 ‘아이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무엇을 느낄 것인가’에 집중했다. 그는 “시나리오는 실타래에서 실을 하나 빼서 그 실이 어디로 가는지를 이야기해야 한다. 더글라스가 주변 환경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알아봐야 했다”며 “어려운 상황에서 무엇을 느낄 것인가에 대해 시나리오 작업을 할 때 중점적으로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아이가 철창에서 나와서 자유를 얻었을 때 이후의 이야기에 신경 썼다. 자유로워졌지만 사지가 불편한 상태였다. 또 다른 감옥에 갇히게 되는 상황이다. 그가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건 그가 가지고 있는 희망이라고 생각했다. 일부러 어려운 상황들을 중첩적으로 던진 것 같다. 어려운 상황도 나만의 힘으로 벗어나는 과정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도그맨’은 지난 6일 영화의 전당 야외무대에서 관객들 앞에 처음 공개됐다. 뤽 베송 감독은 “영화가 끝나고 20분 후 1000여명이 넘는 관객들이 움직이지 않고 자리에 앉아 있는 모습을 봤다. 야외에서 많은 분들이 제 영화를 좋아해 주시는 걸 봤을 때 마음이 따뜻해지는 걸 느꼈다. 이 자리를 빌려 한국 관객들에게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뤽 베송 감독은 한국 영화에 대해 “대단하다. 매년 힘을 받고 올라가는 느낌을 받는다”고 감탄했다. 또 그는 “특히 젊은 감독들에게 자리를 내주는 한국 영화의 면들을 굉장히 흥미롭게 보고 있다. 덕분에 매년 재능있는 감독들이 영화계에 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 영화의 미래에 대해서는 완벽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질문을 던지기보다 두려움 없이 공격적으로 영화를 만드는 양상을 보이는 게 한국 영화의 강점이라고 생각한다”며 “나도 어떻게 보면 굉장히 한국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뤽 베송 감독은 “어제 관객의 반응을 보고 굉장히 기뻤다. ‘도그맨’이 오랫동안 살아있는, 관객들이 보고 싶은, 본 뒤 즐거워하는 영화가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