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도 따지지도 않았다. 미국 종합격투기 단체 UFC 페더급 챔피언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호주)가 대회 11일 전 경기 제안을 승낙했다.
볼카노프스키는 오는 22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야스 아일랜드 에티하드 아레나에서 열리는 UFC 294 메인 이벤트에서 이슬람 마카체프(러시아)와 라이트급 타이틀전을 치른다.
대회를 불과 11일 앞두고 급히 성사된 ‘슈퍼 파이트’다. 애초 마카체프는 같은 체급의 찰스 올리베이라(브라질)와 주먹을 맞댈 예정이었다. 그러나 올리베이라가 훈련 도중 눈 위쪽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고, 대회를 앞두고 하차를 선언했다.
대회에서 가장 비중이 큰 메인 이벤트가 빠그라질 수 있는 상황, 볼카노프스키가 구원자를 자처했다. 경기를 준비할 시간은 고사하고 라이트급 한계 체중(70.3㎏)을 맞추기도 쉽지 않은 일인데, 지난 11일 UFC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페더급(65.8㎏)에서 활약하는 볼카노프스키는 평소 80㎏ 내외의 건장한 체격을 자랑한다. 계체를 통과해도 정상 컨디션을 유지하는 건 쉽지 않다.
심지어 볼카노프스키는 석 달 전 팔꿈치 수술을 하고 회복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는 경기가 잡히지 않은 때에도 운동에 매진하지만, 평소보다 훈련량이 떨어져 있을 가능성이 상당하다.
격투 팬들은 UFC의 볼카노프스키가 올리베이라의 대체자로 투입된다는 ‘깜짝 발표’를 두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특히 열흘 전 오퍼를 수락한 볼카노프스키를 향해 ‘상남자’라며 경의를 표하고 있다.
이번 싸움이 볼카노프스키에게는 두 체급을 석권하는 동시에 지난 패배를 복수할 기회다. 볼카노프스키와 마카체프는 지난 2월 한 차례 라이트급 벨트를 걸고 주먹을 맞댔다. 당시 마카체프가 3-0 판정승을 거뒀지만, ‘판정 논란’이 있었다. 전체 유효 타격에서 볼카노프스키(164회)가 마카체프(95회)보다 월등히 앞섰기 때문이다. 물론 마카체프가 단 한 차례도 테이크다운을 내주지 않고 4회나 성공하기도 했다. 그만큼 박빙의 승부였다.
메인이벤터를 급히 구하며 기사회생한 UFC 294의 코메인 이벤트 역시 같은 날 선수가 바뀌었다. 애초 출전 예정이었던 파울로 코스타(브라질)가 부상으로 빠졌다. 결국 함자트 치마예프(스웨덴)는 대타로 들어온 카마루 우스만(나이지리아)과 격돌한다. 웰터급(77㎏) 파이터인 둘은 한 체급 높은 미들급(84㎏)에서 자웅을 겨룬다.
대회 직전에 대진이 급히 바뀌었지만,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이름값이 더 높은 선수들이 대체 선수로 들어오면서 팬들은 ‘오히려 좋다’는 반응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