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연승의 기세도 7년 연속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을 이어 온 디펜딩 챔피언의 힘을 압도할 순 없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20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2023 MLB 포스트시즌(PS) 텍사스 레인저스와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7전 4승제) 4차전에서 10-3 대승을 거뒀다. 앞서 1차전과 2차전 2연패를 당했으나 3차전과 4차전 연승으로 순식간에 동률을 이뤘다.
2차전까지만 해도 시리즈 기세는 텍사스를 향한 듯 했다.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ALWC·3전 2승제)부터 5전 전승을 거두고 달려온 텍사스는 시리즈 1차전과 2차전도 압도하며 7연승을 달렸다. 정규시즌 때는 휴스턴이 치열한 경쟁 끝에 지구 우승을 거뒀으나 가을야구는 다른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2017년 이후 매년 가을야구를 경험했고, 이 기간 모두 ALCS에 올랐으며 월드시리즈(WS·7전 4승제) 우승 두 차례, 준우승 두 차례를 거둔 휴스턴의 저력은 7연승 팀 정도에는 꺾이지 않았다. 전날 텍사스 선발 맥스 슈어저를 무너뜨린 힘이 4차전에도 발휘됐다.
휴스턴은 경기 초반부터 텍사스를 압도했다. 텍사스는 왼손 투수 앤드류 히니를 선발 투수로 냈으나 3분의 2이닝 4피안타 1볼넷 3실점으로 조금도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 휴스턴은 1번 타자를 시작으로 4연속 안타로 단숨에 석 점을 뽑았다. 무사 2·3루 기회 때 알렉스 브레그먼의 대형 3루타는 히니를 침몰시키는 결정타였다.
승부사 브루스 보치 텍사스 감독은 결국 빠르게 히니를 내리고 데인 더닝으로 불을 끄려 했다. 휴스턴을 상대로 2승 2패를 당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잘 알 보치 감독이었다. 실제로 더닝은 후속 이닝들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3회까지 경기를 지켜냈다.
더닝이 막는 동안 텍사스 타선이 다시 힘을 냈다. 2회 아돌리스 가르시아가 좌월 솔로 홈런을 쳤고, 이어지는 1사 2·3루 기회 때 조시 영이 좌익수 희생 플라이로 한 점을 추격했다. 이어 이번 PS 가장 뜨거운 타자인 코리 시거가 결국 동점포를 터뜨리면서 경기는 3회 3-3 원점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동점 이상은 쫓아가지 못했다. 텍사스는 시거의 동점포 후 1사 1·2루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휴스턴 벤치가 선발 호세 어퀴디 대신 빠르게 라인 스타넥으로 불펜을 가동했다. 스타넥은 미치 가버에게 3루수 병살타를 유도해 불을 껐다.
병살타로 텍사스의 기세는 마침표를 찍었다. 그리고 휴스턴 타선이 다시 터지기 시작했다. 휴스턴은 4회 마틴 말도나도와 호세 알투베의 볼넷, 마우리시오 듀본의 상대 실책 출루로 만루 기회를 잡았다. 이어 요단 알바레스가 1사 후 희생 플라이로 한 점 리드를 만들었다.
휴스턴은 곧바로 쐐기타까지 쳤다. 호세 어브레이유가 코디 브래드포드를 상대로 좌중간 관중석 2층까지 날아가는 초대형 스리런 홈런을 작렬시켰다.
7-3 리드를 굳힌 휴스턴은 계속 텍사스 불펜을 두들겼다. 2021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소속으로 WS에서 만나 휴스턴을 상대로 우승을 가져갔던 윌 스미스가 등판했으나 채즈 맥코믹에게 좌월 투런포를 내줬다. 이어 8회에는 알투베가 마틴 페레즈에게 2루타를 치고 나간 후 알바레스가 적시타를 쳐 두 자리 수 득점을 채웠다.
휴스턴은 이날 승리로 텍사스 '원정 불패'를 이어갔다. 올해 정규시즌과 PS 통틀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휴스턴의 성적은 8승 1패에 달한다. 두 팀은 21일 같은 곳에서 시리즈 5차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