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20일 "김태형 감독을 제21대 사령탑으로 선임한다. 3년 총액 총액 24억원(계약금 6억원, 연봉 6억원)의 조건"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차기 단장은 선임 과정 중에 있다"며 교체를 공식화했다.
롯데는 2019년 가을, 성민규 단장을 파격 선임했다. 성 단장은 미국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컵스 스카우트 출신이다. 30대 후반, 한국 야구와는 크게 인연이 없던 외부 인물을 영입해 변화를 꾀했다.
성민규 단장은 '프로세스'를 외치며 대대적인 구단 개혁에 돌입했다. 롯데는 당시 연봉 합계 1위였는데, 성 단장은 혹독한 '연봉 다이어트'를 추구했다.
FA 시장에서도 소극적이었다. 당시 롯데는 강민호가 삼성 라이온즈로 떠난 후 안방 강화가 절실했다. 성 단장은 FA 시장에 나온 포수를 영입하지 않고, 트레이드를 통한 보강(지시완)을 선택했다. 또한 손아섭을 NC 다이노스에 뺏기는 등 2+2년에 영입한 안치홍을 제외하면 FA 계약에 소극적이었다.
감독과의 잡음도 자주 새어 나왔다. 성민규 단장이 직접 선택한 허문회 전 감독과 자주 마찰을 불러일으켰다. 공식 인터뷰를 통해 이런 문제가 반복됐다. 결국 허문회 감독은 2021년 5월 부임 1년 7개월 만에 경질됐다. 이어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이 지휘봉을 넘겨받아 정식 감독에 올랐지만, 역시나 마찬가지였다. 결국 서튼 감독은 건강상의 이유로 물러난다고 밝혔지만, 구단 고위층과의 마찰이 사퇴 배경으로 떠올랐다. 프런트의 잦은 개입에 대한 구단 내부의 반발과 불만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성민규 단장은 재임 3년간 포스트시즌에 한 번도 나서지 못했지만 롯데는 재신임을 선택, 다시 기회를 얻게 됐다. 모 그룹은 190억원의 유상 증자를 통해 전폭 지원했다.
롯데도, 성민규 단장도 '윈나우'를 외쳤다. 박세웅과 구단 첫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하고, 유강남(4년 80억원) 노진혁(4년 50억원) 한현희(4년 40억원)를 외부 FA 영입했다. 여기에만 260억원을 쏟아부었다. 롯데는 4월을 1위로 마감했다. 롯데가 시즌 10경기 이상 치른 시점에서 선두에 오른 건 2012년 7월 7일 이후 3949일 만이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롯데는 6월부터 곤두박질쳤고, 성민규 단장도 '위기'에 휩싸였다. 롯데는 7위로 정규시즌(68승 76패, 승률 0.472)로 마감했다. 감독 교체와 함께 단장 교체가 화두로 떠올랐다.
성민규 단장은 FA 영입 전략이나 협상 방식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포수 나균안의 투수 전향 성공 사례를 이끌었으나, 그 외 선수의 포지션 전향 시도는 모두 실패했다.
재임 4년 동안 좋은 성적표를 남기진 못했지만 유망주 육성에선 성과를 남겼다. 나승엽, 김민석, 윤동희, 김진욱, 손성빈 등 고교 대어급 유망주를 잇달아 영입해 주축 선수로 길러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함에 따라 롯데는 +1년 계약이 남은 성민규 단장과 작별을 선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