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에른 뮌헨(독일)이 ‘해결사’ 해리 케인의 맹활약에 웃었다. 뮌헨은 튀르키예 원정길에서 힘겨운 경기를 펼쳤지만, 위기의 순간 케인이 1골·1도움 활약을 펼치며 승점 3을 수확했다. ‘철기둥’ 김민재 역시 이번에도 풀타임 활약하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뮌헨은 25일 오전(한국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네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갈라타사라이와의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A조 3차전에서 3-1로 이겼다. 뮌헨은 이날 승리로 UCL 조별리그 A조 3연승을 질주, 여유 있는 대회 운영을 할 수 있게 됐다.
승리의 주역은 단연 케인이었다. 1-1로 팽팽한 흐름을 이어가던 후반, 연이어 공격 포인트를 쌓으며 승리를 견인했다. 뮌헨은 이날 전반 내내 갈라타사라이의 밀려 어려운 경기를 했으나, 케인이 위기의 팀을 구해냈다. 특히 지난 시즌 겪은 ‘해결사’ 갈증을 케인이 다시 한번 풀어준 경기가 됐다.
최후방에 선 김민재도 풀타임 활약하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전반전엔 다소 무거운 움직임으로 그답지 않은 실수가 나왔지만, 후반전 다시 안정적인 모습을 뽐내며 이름값을 했다.
투헬 뮌헨 감독은 우선 해리 케인을 필두로, 르로이 사네·자말 무시알라·킹슬리 코망을 2선에 배치했다. 중원은 조슈아 키미히·콘라드 라이머가 맡았다. 백4는 알폰소 데이비스·김민재·마타이스 데 리흐트·누사이르 마즈라위, 골문은 스벤 울라이히가 맡았다. 토마스 뮐러·마티스 텔·에릭 막심 추포모팅은 벤치에서 출격을 기다렸다.
전반 시작부터 갈라타사라이가 측면 뒷공간을 노렸다. 특히 측면을 향해 롱볼을 시도하며 공격을 시도한 점이 눈에 띄었다.
갈라타사라이가 첫 공격을 성공시키는 듯했다. 3분경 마즈라위가 공격을 시도하다 공을 너무 끌어 역습을 허용했다. 단숨에 박스 안 이카르디에게 기회가 열렸으나, 최후방에는 김민재가 있었다. 김민재는 몸싸움으로 이카르디의 균형을 무너뜨리면서, 슈팅 각도를 제한했다. 이카르디가 억지로 시도한 터닝 슈팅은 골문을 크게 벗어났다.
갈라타사라이팬들의 열성적인 응원이 꺾이는 순간이 찾아왔다. 시작은 전반 6분 나온 김민재의 차단이었다. 그는 박스 안으로 향하는 스루패스를 차단했다. 직후 공을 건네받은 데 리흐트의 허를 찌르는 패스가 무시알라에게 연결됐다. 무시알라는 중앙에서부터 볼 운반에 성공했고, 역습을 이어간 사네에게 연결했다. 곧이어 사네는 반대편 코망에게 완벽한 찬스를 만들어줬다. 코망은 오른발로 가볍게 차 넣으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갈라타사라이는 경기 시작부터 이어온 측면 공격을 통해 응수했다. 전반 8분 오른쪽에서 테테가 올린 크로스를, 아크튀르크올루가 환상적인 바이시클 킥으로 연결했다. 울라이히가 손끝으로 간신히 걷어냈다. 김민재가 앞에서 견제했으나, 아크튀르크올루의 슈팅이 워낙 좋았다. 2분 뒤에도 갈라타사라이의 오른쪽 측면 공격이 이어졌다. 침투에 성공한 보이의 완벽한 땅볼 크로스가 나왔다. 울라이히가 펀칭했으나, 공이 아크튀르크올루에게 향했다. 하지만 아크튀르크올루의 슈팅은 골문 위로 벗어나 아쉬움을 삼켰다.
뮌헨의 공격은 다시 한번 김민재의 수비에서 시작됐다. 15분 김민재가 몸싸움으로 볼을 탈취했다. 이어 공을 받은 데이비스가 단숨에 사네에게 연결했다. 사네는 멋진 터치로 수비를 제친 뒤 박스 안까지 진입했으나, 마지막 몸싸움에서 밀리며 찬스가 무산됐다.
아찔한 상황도 있었다. 19분에는 마즈라위가 머리로 걷어낸 공이, 김민재에게 향했으나 몸을 맞고 굴절돼 갈라타사라이의 유효슈팅까진 이어지지 않았다. 김민재는 3분 뒤에도 아크튀르크올루에게 향하는 공을 가볍게 차단하기도 했다.
이후에는 이카르디의 저력이 나왔다. 22분 롱 스로인 상황에서 절묘한 백 헤더로 유효슈팅을 기록했다. 1분 뒤에는 박스 앞에서 멋진 슈팅 페인트 후 강력한 감아차기로 골문을 노리기도 했다.
뮌헨은 직후 무시알라와 사네의 드리블과 크로스로 골문을 노렸지만, 슈팅까지 연결되지 않았다. 자하가 역습으로 이어갔는데, 그는 데 리흐트와의 경합을 이겨낸 뒤 스루패스를 시도했으나 김민재에게 막혔다.
꾸준히 측면을 노린 갈라타사라이가 결실을 봤다. 왼쪽 측면에서 자하가 침투하는 카라타스에게 패스를 연결했다. 카라테시의 크로스가 이카르디에게 향했는데, 이때 키미히와 김민재가 번갈아 충돌하며 파울 판정이 나왔다. 키미히의 태클이 너무 깊게 들어간 장면이었다. 키커로 나선 이카르디는 ‘파넨카’를 성공하며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분위기를 올린 갈라타사라이는 이번에도 측면을 노렸다. 이번에는 테테가 오른쪽에서 크로스를 시도했다. 공은 차단됐으나, 흐른 공을 이카르디가 다시 한번 오른발 슈팅을 시도해 뮌헨을 위협했다. 이후 오랜만에 공격에 나선 뮌헨은 코망의 패스를 받은 사네의 왼발 슈팅이 나왔지만, 골문 위로 벗어났다.
라인을 올린 두 팀 모두 상대의 뒷공간을 노리는 장면이 나왔다. 갈라타사라이는 자하, 뮌헨에선 마즈라위의 멋진 스루패스가 나오며 박스 안으로 향했다. 하지만 이카르디의 터치는 길었고, 코망은 무슬레라에 의해 막혔다.
36분에는 코망이 다시 한번 단독 드리블을 앞세웠으나, 카라타스를 뚫지 못했다.
공격진의 호흡이 흔들린 뮌헨은 수비에서도 흔들렸다. 이번에는 탄탄한 개인 수비를 보여준 김민재 쪽에서 아찔한 장면이 나왔다. 후방에서 아크튀르크올루에게 공을 보냈다. 그는 김민재와 마지막까지 경합하며 백헤더 실수를 유도했다. 그는 슈팅까지 연결했으나, 울라이히가 다시 한번 선방을 뽐냈다. 직후 코너킥 공격에선 이카르디의 헤더까지 나왔으나, 이번에도 골문 위로 향했다.
42분 뮌헨이 다시 한번 역습에 나섰다. 케인이 완벽한 스루패스로 사네에게 일대일 찬스를 만들었다. 하지만 사네의 마지막 터치가 길어 공은 무슬레라 품에 안겼다. 사네는 직후 데이비스의 패스로 놓치며 공격 기회를 헌납하기도 했다.
전반 막바지, 뮌헨이 시즌 내내 지적받은 3선 미드필더 쪽에서 사고가 나왔다. 후방 빌드업을 전개한 뮌헨이 갈라타사라이의 강한 압박을 이겨내지 못했다. 키미히가 박스 바로 앞에서 토레이라에게 공을 뺏겼다. 이 공이 박스 안 이카르디에게 향했고, 그는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대 오른쪽으로 향했다. 전반전 종료 시점 스코어는 1-1이었지만, 홈팀 갈라타사라이의 공격적인 모습이 돋보였다. 특히 전반전 갈라타사라이의 전체 슈팅 수는 16개였는데, 뮌헨은 단 3개였다. 특히 전반전 기준 갈라타사라이의 기대 득점(xG) 값은 무려 2.15였다.
후반전에도 갈라타사라이의 선 굵은 축구는 이어졌다. 이에 맞선 뮌헨은 후반 4분 라이머가 절묘한 패스로 뒷공간을 열었다. 코망이 왼쪽 돌파에 성공한 뒤 박스 안에서 사네에게 결정적인 찬스를 내줬다. 하지만 사네의 슈팅은 이번에도 골문 위로 향했다.
후반 6분에는 김민재 쪽에서 아찔한 상황이 나왔다. 김민재가 무리하게 롱블을 시도한 공이 굴절돼 오히려 갈라타사라이의 공격으로 연결됐다. 공을 받은 토레이라가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문 위로 벗어났다.
이후에도 갈라타사라이의 압박은 이어졌으나, 김민재·라이머·키미히가 연이어 수비에 성공했다. 역습에 나선 코망이 다시 기회를 잡았으나, 오른발 중거리 슈팅은 골문 왼쪽으로 벗어났다. 한편 먼저 교체 카드를 꺼낸 건 갈라타사라이였다. 전반전 좋은 모습을 보여준 테테를 빼고, 베테랑 드리스 메트렌스를 투입했다.
이후 이날 좋은 컨디션의 토레이라가 연속으로 존재감을 보여줬다. 12분에는 메르텐스의 간접 프리킥을 헤더로 연결했으나 옆그물로 향했다. 3분 뒤에는 감각적인 패스를 박스 안 이카르디에게 건넸다. 하지만 데 리흐트가 좋은 자리를 선점해 블록에 성공했다.
이후 뮌헨도 반격을 시도했으나, 모두 무슬레라에 의해 막혔다. 특히 후반 17분 무시알라가 뒷공간 침투에 성공한 뒤, 왼쪽의 사네에게 연결했다. 사네는 강력한 왼발 슈팅을 시도했으나, 무슬레라 손끝에 걸렸다. 직후 사네의 크로스 역시 무슬레라 품에 안겼다. 21분에는 사네와 케인의 2대1 패스를 통한 공격 전개가 나왔으나, 바르닥치가 예측에 성공해 기회가 무산됐다.
이후에는 뮌헨이 다시 공을 점유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갈라타사라이의 체력이 빠질 무렵, 조금씩 탈압박에 성공해 공격 템포를 찾아왔다.
뮌헨의 해결사는 결국 케인이었다. 후반 28분 코망과 마즈라위가 간단한 패스로 오른쪽 측면을 뚫었다. 이후 공간 침투에 성공한 무시알라가 가볍게 케인에게 연결했다. 케인은 감각적인 힐킥으로 첫 슈팅을 시도했고, 상대 수비에 맞고 나왔으나 이를 재차 밀어 넣으며 리드를 가져왔다. 케인의 올 시즌 공식전 11호 골.
이번에도 공격 기회를 잡은 건 뮌헨이었다. 후반 31분 사네의 드리블에 힘입어 왼쪽 측면을 뚫었다. 공격 가담한 데이비스가 기회를 잡았으나, 왼발 슈팅이 옆그물로 향했다. 한편 뮌헨의 첫 교체는 후반 32분에 나왔다. 마즈라위가 빠지고, 부나 사르가 투입됐다.
2분 뒤 뮌헨의 쐐기 골이 나왔다. 후반 34분 사네와 라이머가 2대1 패스로 왼쪽 측면을 뚫었다. 재차 공을 받은 케인은 다시 노마크 상태인 무시알라에게 기회를 연결했다. 무시알라가 가볍게 차 넣으며 팀의 세 번째 골을 완성했다.
한편 사네는 또 기회를 놓쳤다. 후반 36분 빌드업을 통해 갈라타사라이의 수비진을 완전히 뚫어냈으나, 사네의 드리블은 다소 길어 공격이 무산됐다.
직후 이날의 주인공 케인이 추포모팅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떠났다. 경기장을 찾은 뮌헨 팬들이 케인에게 큰 환호를 보내며 그를 치켜세웠다.
뮌헨은 경기 막바지까지 추가 골을 노렸다. 후반 44분에는 사네가 날카로운 직접 프리킥을 시도했다. 하지만 무슬레라가 손끝으로 막아냈다.
후반 추가시간은 5분. 갈라타사라이가 롱볼로 단번에 공격을 노렸으나, 사르가 차단에 성공했다. 갈라타사라이의 코너킥 공격으로 이어졌으나, 뮌헨은 수비에 성공한 뒤 곧바로 역습을 전개했다. 사네가 텔에게 연결했으나, 마지막 슈팅은 수비에 맞고 굴절됐다. 추가시간이 3분 지났을 무렵, 뮌헨은 공격 대신 점유에 집중했다. 체력이 다 한 갈라타사라이의 마지막 반격은 무산됐다. 경기 종료 직전 간접 프리킥에 이은 바르닥치의 헤더가 골망을 흔들었으나, 오프사이드가 나오며 골이 취소됐다. 뮌헨이 UCL 조별리그 첫 3경기에서 3연승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한편 김민재는 이날도 휴식 없이 풀타임 소화했다. 다른 동료들과 마찬가지로 이날 몸은 다소 무거운 점이 눈에 띄었다. 전반에는 두 번의 아쉬운 수비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후반 큰 위기가 없었고, 데 리흐트와 안정적인 수비를 합작했다. 특히 지난 2021~22시즌 페네르바체 시절과 마찬가지로, 다시 한번 갈라타사라이와 만나 승리를 가져갔다.
김민재는 이날 클리어링 2회·슈팅 블록 2회·가로채기 2회·태클 2회·볼 경합 성공 4회·드리블 돌파 허용 0회를 기록했다. 직전 경기 100%였던 패스 성공률은 이날 90%(52/58)이었다. 10개의 롱패스 중 6개가 정확히 배달되기도 했다. 기록을 기반으로 평점을 메기는 폿몹과 소파스코어에선 각각 7.1점과 7.3점이라는 평범한 평점을 받았다. 폿몹에선 수비진 중 최하위, 소파스코어에선 수비진 중 두 번째로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