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의 2023 가을 야구는 일찍 종료됐다. SSG 랜더스에 변화의 바람이 불가피해 보인다.
SSG는 지난 25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준플레이오프(PO) 3차전에서 6-7로 졌다. 홈에서 1~2차전을 모두 내준 SSG는 반격을 노린 3차전마저 내주면서 짐을 쌌다.
지난해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역사를 쓴 SSG는 정규시즌 8월 초까지 LG 트윈스와 선두 경쟁을 벌이다가, 지난달 말 6위까지 추락했다. SSG는 이달 12경기에서 10승 2패를 거두는 저력을 발휘, 최종 3위로 정규시즌을 마감했다.
SSG는 가을 야구에서 기세를 이어 나가려고 했으나, NC의 거침 없는 상승세에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SSG는 준PO에서 리드를 잡은 순간이 딱 20분 뿐이었다. 3차전 0-3으로 뒤진 최정의 만루 홈런 등에 힘입어 5-3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2회 말 NC 제이슨 마틴에게 결승 3점 홈런을 내줘 5-7로 역전당했다.
SSG는 1~3차전 모두 선제점을 내주고 끌려갔다. 로에니스 엘리아스-신민혁, 김광현-송명기 등 1~2차전 선발 맞대결에서 우위를 점하고도 홈에서 패한 아쉬움이 컸다. NC가 '20승 투수' 에릭 페디를 한 경기도 내보내지 않았는데도, SSG는 제대로 힘 한 번 써보지 못했다. 득점권 타율, 불펜, 수비 모두 NC에 밀렸다.
SSG는 전신 SK 와이번스 시절을 포함해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PS)에서 51승 40패를 기록 중이었다. 하지만 2019년 정규시즌 2위로 직행한 플레이오프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3전 전패를 당해 탈락한 적 있다. 당시에는 정규시즌 최종일에 두산 베어스에 역전 우승을 내준 터라 가라앉은 팀 분위기도 작용했다. 올 시즌에는 정규시즌 막판 짜릿하게 3위를 거뒀으나, NC에 스윕패를 당해 4년 만에 '가을 악몽'이 재현됐다.
김원형 SSG 감독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진출해 좋은 모습만 머릿속에 간직하고 있었는데 처음으로 가을 야구에서 패배의 쓴맛을 봤다. 3차전 패배는 전적으로 내 책임"이라고 말했다.
SSG는 변화가 불가피하다. 9월 초 성적 부진 속에 한 차례 코치 보직 변경을 실시한 가운데, 주요 코치진이 팀을 떠나기로 했다. 김민재 3루·벤치 코치가 김태형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롯데 자이언츠 수석 코치로 간다. 정경배 타격 코치는 한화 이글스로 옮긴다. 정 코치는 한화에서 수석 코치를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SSG 선수들의 평균 연령은 28.9세로 10개 구단 중 가장 높다. 김광현과 최정, 추신수, 노경은, 고효준 등 주축 선수들 대부분이 30대 중반 이상의 베테랑이다. 1982년생 추신수와 김강민 등 최고령 선수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또한 주전과 비주전의 격차도 크다. 이번 PS에서도 SSG 벤치가 대타나 마운드 교체 등 마땅한 반전 카드를 꺼내지 못한 이유다. 자연스럽게 리빌딩을 거치는 등 팀 안팎으로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어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