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라고 하면 물품 저장소를 뜻합니다. 드넓은 세상 밖 더 울려퍼지길 바라는 음악들을 ‘창고’에서 꺼내려 합니다. 사연과 의미 깊은 노래들을 세세하게 들여다보며 감성에 젖어보는 건 어떨까요.
“굿바이 러브, 잊혀지지 않는 일들이 참 많구나.”
가수 권순관의 음악엔 사연이 있다. 개인적 사연이 될수도, 누군가의 사연이 될수도 있지만 음악에 담긴 그의 목소리는 누구보다도 진정성 짙은 느낌이다. 권순관의 ‘그렇게 웃어줘’는 오랜 기간 사람들의 애절한 마음 한 켠을 건드리고 있다.
‘그렇게 웃어줘’는 지난 2013년 4월 발매된 권순관의 솔로 앨범 ‘어 도어’에 수록된 타이틀 곡으로 벌써 10년 이상이 된 노래다. 하지만 여전히 사람들이 찾는 명곡이다. ‘그렇게 웃어줘’ 라이브 영상에는 “직접 연주부터 노래까지 너무 예쁘다”, “추억이 참 많은 곡입니다. 청춘이라는 페이지 한켠을 향기롭게 색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등 리스너들의 사연 깊은 반응들이 줄지어 달렸다.
시간이 지나도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는 노래 안에 가득 담겨 있다. 힘을 쫙 빼고 부르는 듯한 권순관의 보컬이 리스너에게 가히 사랑과 아픔, 기억, 행복 모든 감정을 동시에 가져다주는 것이다. 가을 날씨 속 많은 이들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감성 충만한 곡이다.
‘그렇게 웃어줘’는 권순관이 직접 작사, 작곡한 곡이다. 당시 노리플라이 파트너인 정욱재의 군입대 기간 동안 휴식을 가지며 만든 노래로 알려져 있다. ‘그렇게 웃어줘’는 지나가는 계절과 추억이 되어가는 사랑의 기억을 담담하게 노래한 곡으로 가사가 많은 사람들의 감정선을 끊임없이 달군다. “이제는 이제는, 이별의 인사를 전해야 할 시간”, “천천히, 천천히 눈물을 멈추길 다 지난 일처럼” 등 읽기만 해도 애절한 가사에 권순관의 담담하면서도 읊조리는 듯한 담백한 보컬은 듣는 이들의 마음을 더욱 울린다.
권순관의 목소리는 가을에 참 잘 어울린다. 힘 빼고 쉽게 부르는 것 같지만 권순관의 목소리는 그 여느 보컬보다 리스너의 감정을 건드리는 무거운 울림을 갖고 있다. 그의 보컬엔 기교가 없으며 오래된 추억이 ‘목소리’이란 옷을 입고 세상 밖에 나온 듯 리스너들로 하여금 과거를 회상하게 만든다.
도입부부터 시작되는 피아노 선율은 나름의 속도감을 전달하며 권순관의 보컬에 힘을 가져다준다. 권순관은 대단한 고음을 내지르지 않아도 스토리가 담긴 노래를 구성할 줄 아는 가수다. ‘그렇게 웃어줘’ 가 한 번의 임팩트 있는 구성으로 단 기간 소비되는 게 아닌 오랜 기간 대중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힐링 음악인 이유다.
‘그렇게 웃어줘’는 권순관이 싱어송라이터로서 역량을 잘 표현한 곡이다. 10년이 지나도 세련되다 못해 감정을 후벼파는 그의 목소리에 집중할 때가 왔다. 가을에 취하고 싶다면 ‘그렇게 웃어줘’를 플레이리스트에 추가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