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 국가대표 출신 남현희(42)가 재혼 상대였던 전청조(27)와 함께 사기 논란의 중심에 섰다. 두 사람을 중심으로 고소, 고발이 시작된 가운데 전씨가 펜싱 국가대표였던 남씨를 통해 대한펜싱협회에 거액의 후원을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남현희는 지난 1월 펜싱협회 고위 관계자에게 전씨를 '30억원을 기부할 기업인'이라고 소개해 후원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펜싱협회 측에 따르면 이들은 후원하는 대신 자금 출처를 확인하지 말라는 조건을 덧붙였다. 협회 실무진은 익명의 자금을 받길 거부하면서 후원 계획은 더 진척되지 않았다.
협회는 소개만 받았을 뿐, 후원자를 자처한 전씨와 실무자 간 만남도 실제로 이뤄진 건 없다고 설명했다. 2003년부터 SK텔레콤이 회장사를 맡고 있는 펜싱협회는 연간 25억원 가량의 예산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는 앞서 지난 7월에도 펜싱 협회에 접근한 바 있다. 당시 전씨는 출입 권한이 없는 대회장 구역을 드나들다 협회에 주의를 받았다. 남씨는 당시에도 전씨를 자신의 투자자라고 소개했다고 알려졌다. 협회는 전씨의 펜싱계 투자를 앞세워 남씨가 차기 협회장 자리를 약속받았다는 소문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한편 남씨는 펜싱협회, 대한체육회에서 모두 이사직을 맡고 있다. 이번 일과 관련해 아직 사임 의사 등 거취는 밝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관련, 협회는 최근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어 이번 사건에 대해 자체 파악한 사안을 내부적으로 공유하는 등 대응 방식을 고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