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텐 하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부임 2시즌 만에 흔들리고 있다. 부진한 성적은 물론, 선수 관리에서도 애먹는 등 구단 안팎으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현지 언론을 일찌감치 맨유의 차기 사령탑 후보군을 소개했는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3연패 위업을 달성한 지네딘 지단 감독이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지난 3일(한국시간) “맨유는 텐 하흐 감독의 잠재적 후임으로 루벤 아모림 스포르팅 감독과 지단 전 레알 감독을 고려 중”이라고 주장했다. 매체는 “61년 만의 최악의 시즌 출발을 보인 맨유는 경기장 안팎으로 논란이 있다. 성적 역시 기대치를 밑돈다”라고 짚었다. 실제로 맨유는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개막 후 5승 5패로 부진하다. 지난 2일에는 안방에서 열린 2023~24시즌 카라바오컵(리그컵) 4라운드 뉴캐슬과의 홈경기에서 0-3으로 크게 지며 자존심을 구겼다.
이는 지난달 30일 맨체스터 시티와의 맨체스터 더비에 이은 연속 0-3 패배였다. 자연스럽게 텐 하흐 감독의 입지가 크게 불안해졌다. 매체는 “텐 하흐 감독이 곧바로 해고될 것 같진 않으나, 1년 안에 지휘가 끝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더 타임스의 보도를 인용, “아모림 감독과 지단 감독이 맡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해당 보도가 나온 뒤 다른 매체들의 주장은 엇갈린다. 같은 날 영국 매체 스탠다드는 “아모림 감독은 지난 3일 리그컵 경기를 마친 뒤 향후 미래에 대해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당시 아모림 감독은 맨유로부터 어떤 연락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단 부임설에 대해서도 영국 매체 미러는 “지단 감독은 지난해 스페인 매체와 인터뷰에서 왜 맨유 지휘봉을 잡지 않았는지 설명했다”라고 짚었다. 현재 ‘무직’인 지단 감독은 지난해 6월 스페인 매체 마르카와 인터뷰에서 맨유 부임설에 대해 “영어를 이해하지만 완전히 마스터하지 못했다. 영어를 못해도 EPL로 향하는 감독이 있는 건 알지만, 나는 다른 방식으로 일한다”면서 “승리에는 많은 요소가 필요하다. 전체적인 맥락을 짚어야 한다. 나는 이기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 지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단 전 감독은 이어 “선수일 때와 달리, 감독으로 갈 수 있는 클럽은 50개도 안 된다. 클럽으로 간다면, 우승이 목표이기 때문에 아무 데나 갈 수 없다”라고 덧붙인 바 있다.
과연 텐 하흐 감독이 맨유와의 동행을 이어갈 수 있을까. 지난해 맨유에 부임한 텐 하흐 감독은 EPL 3위를 기록하며 UCL 진출을 이끌었다. 이번 여름에는 2억 유로(약 2814억원)를 넘게 투자하며 공격적인 보강을 단행했다. 하지만 선수단과의 불화는 물론, 전술에 대해서도 이견이 있는 등 각종 논란을 함께하고 있다. 한편 맨유와 텐 하흐 감독의 계약기간은 2025년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