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성(21·두산 베어스)은 개선하기 위해 노력할 줄 아는 투수다. 좋은 변화구 하나만 있다면 1군에서 5~7승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권명철 두산 투수 코치는 베테랑 지도자 중 한 명이다. 선수 시절 1992년부터 1998년까지 OB 베어스에서, 2003년부터 2004년까지 두산에서 뛴 그는 2005년부터 2009년까지, 그리고 2012년부터 지금까지 두산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만큼 많은 투수들이 커가는 모습을 지켜봤다.
올해 데뷔했던 김유성 역시 그 중 한 명이다. 김유성은 고려대 2학년이던 지난해 2023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19순위로 지명돼 두산에 입단했다. 고교 시절 학교폭력 문제로 철회됐지만, 1차 지명 대상자였을 정도로 최상급 구위를 보유한 유망주였다.
잠재력이 뛰어나다고 첫 해부터 호투한 건 아니다. 퓨처스(2군)리그에서 시즌을 출발한 김유성은 2군 18경기(8선발) 5승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4.12를 남겼고, 1군에서는 7경기 평균자책점 9.95에 그쳤다. 1군서 4사구 12개와 6탈삼진을 기록할 정도로 제구 문제가 심각했다. 2군에서 59이닝 74탈삼진을 기록하는 구위는 뛰어났으나 역시 볼넷이 34개로 다소 많았다.
그래도 권명철 코치는 김유성의 성장을 낙관했다. 일단 투수 본인이 바뀌고 성장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고 했다. 그를 봄부터 꾸준히 지켜봤던 권 코치는 "유성이가 아마추어 시절 때 가지고 있던 투구 메커닉은 프로에서는 고칠 필요가 있었다. 본인의 생각도 듣고, 나와 김상진 코치가 바꾸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며 "요새 어린 투수들은 기존의 투구 폼을 지키려는 의지가 강한데, 유성이는 그렇지 않았다. 적극적으로 따라 준 덕분에 컸던 투구 폼이 조금 작아질 수 있었다. 2~3가지 문제가 있었으나 조정하면서 제구력을 조금씩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구가 잡히려면 결국 릴리스포인트가 잡혀야 한다. 김유성 본인은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에서 만난 일본 투수들의 투구 루틴에서 답을 찾았고, 권명철 코치는 점차 안정화되어가는 하체에서 답을 찾았다. 권 코치는 "투수의 릴리스포인트는 하체가 안정되어야 잡힌다. 유성이도 막 입단했을 때는 하체가 이동할 때 많이 흔들렸다. 중심 변화에 문제가 있었다"며 "하체가 잡히면 연결된 상체와 손까지 모두 일정하게 움직이게 된다. 아직도 부족한 부분은 있지만, 조금씩 잡아간다면 릴리스포인트를 더 일정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권 코치는 "유성이는 운동을 정말 열심히 하는 선수다. 이대로만 한다면 미래가 밝을 것"이라며 "선수 하나가 육성되는 데에는 5~6년도 걸린다. 9년을 보낸 투수도 있다. 유성이는 나이가 어린 데도 정말 열심히 하는데, 그가 1군에서 5~6선발로 들어가면 팀 약점인 하위 선발진이 더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더 나아지려면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가 변화구다. 권명철 코치는 "유성이는 너무 다양한 변화구를 던지려고 한다. 슬라이더, 커터(컷패스트볼), 커브, 포크볼까지 시도하는데 4개 구종 중 좋은 게 아직은 없다"며 "좋은 변화구 하나만 있어도 1군에서 5~7승은 할 수 있다. 완벽하게 2개가 있다면 10승 이상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유성이는 직구는 좋지만, 제구를 키우고 제2구종을 완벽하게 던져야 그렇게 성장할 수 있다. 너무 여러 가지를 하기보다 한두 가지를 완벽하게 만든다면 7승 이상 거둘 투수가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