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는 시즌 뒤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으로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도전한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뉴욕 양키스를 비롯한 여러 구단과 연결돼 MLB 진출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MLB에 입성하게 된다면 가장 큰 관심은 계약 규모. 이는 키움에서도 흥미롭게 지켜볼 대목이다. 이정후가 어떤 계약을 하느냐에 따라 이적료 개념의 포스팅 금액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가장 높은 포스팅 비용을 적어낸 구단이 선수와 단독 협상했다. 2018년 개정된 한·미 선수계약협정에 따라 현행 포스팅 비용은 계약 규모에 따라 결정된다. MLB 구단이 선수에게 제시한 보장 금액이 2500만 달러(330억원) 이하면 해당 금액의 20%가 포스팅 비용이다. 전체 보장 계약이 2500만~5000만 달러(330억원~660억원) 사이라면 2500만 달러의 20%(500만 달러·66억원)와 2500만 달러 이상 금액에 대한 17.5%를 더한다.
전체 보장 금액이 5000만 달러(660억원)를 초과하면 2500만 달러의 20%(500만 달러), 2500만~5000만 달러의 17.5%(437만 5000달러·58억원) 5000만 달러 초과 금액의 15%를 모두 더해 포스팅 금액이 산정된다. 샌디에이고와 2800만 달러(370억원) 보장 계약한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포스팅 비용은 552만 5000달러(73억원)였다.
이정후의 포스팅 비용은 김하성을 능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 스포츠 전문채널 ESPN은 10일(한국시간) 자유계약선수(FA) 톱50을 선정하며 이정후를 14위로 평가했다. ESPN이 예상한 이정후의 계약은 5년, 총액 6300만 달러(829억원) 규모. ESPN은 '이번 계약에는 1100만 달러(145억원)가 조금 넘는 포스팅 수수료가 적용될 것'이라면서 '이 정도 수준의 포스팅 금액을 받은 마지막 KBO 포지션 선수는 샌디에이고 내야수 김하성이다. 김하성은 지난 두 시즌 동안 3.7과 4.4의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을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이정후는 미국 CBS스포츠가 예상한 계약에선 6년, 총액 9000만 달러(1189억원)였다. ESPN보다 금액이 훨씬 높은 만큼 포스팅 비용은 더 올라갈 수밖에 없다. ESPN이나 CBS스포츠 예상 모두 김하성의 포스팅 비용을 훌쩍 넘어서는 계약 총액이다.
이정후는 자타공인 KBO리그 최고 외야수. 지난 시즌 타격왕 2연패를 포함해 KBO리그 타격 5관왕(타율·최다안타·타점·출루율·장타율)에 오르며 데뷔 첫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올 시즌에는 부상 탓에 86경기(타율 0.318 6홈런 45타점) 출전에 그쳤다. 개인 성적이 하락했지만 그를 향한 빅리그 구단의 관심은 뜨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