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한국시리즈(KS) 5차전에서 2-6으로 졌다. 1차전 승리 후 내리 4연패를 당하며 LG의 달아오른 기세를 꺾지 못한 KT는 2년 만의 우승 도전이 좌절됐다.
박병호는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소속이던 2014년과 2019년에 이어 한국시리즈 세 번째 도전에서도 우승에 실패했다.
2014년에는 삼성 라이온즈에 2승 4패로 졌고, 2019년엔 두산 베어스에 4패를 당해 무릎을 꿇었다.
프로 19년 차, 아직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적이 없는 박병호는 이번 KS에서 친정팀 LG를 상대해 감회가 남달랐다. 박병호는 2005년 LG로부터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했다. 그러나 '미완의 거포' 상태로 2011년 7월 넥센(현 키움)으로 트레이드됐다. 유니폼을 갈아입고 홈런왕 6회, 타점왕 4회에 오르는 등 KBO리그 최고의 홈런타자로 성장했다.
지난해 FA(자유계약선수) 계약으로 KT에 둥지를 틀고 KBO리그에 세 번째 유니폼을 입게 됐다.
특히 박병호는 올해 정규시즌 LG전에서 타율 0.352(13타점)로 강했다. 염경엽 감독이 KS 미디어데이에서 "박병호와 배정대를 조심해야 한다"고 경계심을 드러낸 이유였다.
그러나 박병호는 KS에서 지독하게 부진했다. 이번 KS 타율은 0.111(18타수 2안타)로 부진했다. 앞서 두 차례 KS에서서도 타율 0.189에 그쳤는데 이번에는 가장 부진했다.
이강철 KT 감독이 마지막까지 4번 타자로 기용하며 믿음을 보냈지만, 이에 보답하지 못했다.
박병호는 1차전 1-2로 뒤진 3회 무사 1·2루에서 3구 삼진, 2차전 0-0이던 1회 초 무사 만루에서 내야 땅볼에 그쳤다.
박병호는 KS 3차전에서 5-5로 맞선 8회 극적인 역전 2점 홈런을 쏘아 올린 뒤 환하게 웃었다. 그러나 잠시였다. 9회 초 2사 후 오지환에게 역전 3점 홈런을 맞고 7-8로 져 고개를 떨궜다. 앞서 1회 1사 1·2루 병살타, 3회 무사 2·3루 찬스서 외야 뜬공으로 맥없이 물러난 것도 아쉬움을 남겼다.
박병호는 4차전 0-2로 뒤진 4회 말 2사 2루에서도 삼진, 5차전 0-3으로 뒤진 5회 초 1사 1·3루에서 3구 삼진으로 물러났다. 2-6으로 쫓은 7회 초 2사 3루에서도 9구 승부를 벌였지만 삼진을 기록했다. 이번 한국시리즈 5경기에서 삼진 아웃만 8차례나 당했다.
수비에서도 아쉬움을 남기긴 마찬가지였다. KS 2차전 7회 말 김현수에게 3-4 추격을 허용하는 1타점 2루타 때 아쉬웠고, 벼랑 끝에 몰린 5차전에선 실책을 2개나 범했다.
박병호는 누구보다 간절하게 정상 등극을 바랐지만, 몸이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아 이번에도 우승의 한을 풀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