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원주 DB가 한 때 16점 차까지 벌어진 격차를 뒤집고 짜릿한 승리를 가져갔다. 하지만 팀 승리에도 DB 김종규는 “이런 출발을 해선 안 된다”라며 반성했다.
DB는 19일 고양 소노아레나에서 열린 고양 소노와의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 경기에서 99-91로 이겼다. DB는 이날 전반 잦은 턴오버와 파울로 자멸하며 어려운 경기를 했다. 상대의 강한 압박 수비에 밀려 격차가 16점까지 벌어진 때도 있었다. DB가 자랑하는 이선 알바노·강상재가 각각 수비와 파울에 발목을 잡힌 것이 치명타였다.
하지만 DB에는 디드릭 로슨와 김종규가 있었다. 전반에는 소노의 치나누 오누아쿠가 더 빛났지만, 후반 들어 김종규와 로슨의 수비가 더욱 돋보이기 시작했다. 중간에는 박승재, 후반에는 박인웅 등 벤치 멤버들이 적재적소 활약을 펼쳐 추격의 끈을 계속 놓지 않았다. 결국 4쿼터 막바지 강상재의 3점슛, 알바노와 박인웅의 쐐기 득점을 묶어 짜릿한 9점 차 승리를 가져갔다.
DB는 이날 승리로 시즌 두 번째 5연승을 질주했다. 김종규는 16득점 8리바운드 2어시스트 1스틸 1블록으로 기록지를 꽉 채웠다. 로슨은 29득점 14리바운드 5어시스트 1스틸을 기록했다.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난 김종규는 “먼저 백투백 경기였고, 경기를 예상한 점이 있었으나 초반에 너무 기세에 밀렸다”면서 “어쨌든 큰 점수 차를 뒤집을 수 있다는 힘이 강점이지만, 반성도 많이 해야 한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김종규는 이날 오누아쿠와 오랜만에 재회해 코트를 누볐다. 두 선수는 지난 2019~20시즌 DB에서 한솥밥을 먹은 기억이 있다. DB는 초반에는 로슨을, 후반에는 김종규로 오누아쿠를 견제했다. 취재진이 ‘오누아쿠와 맞대결한 심정’을 묻자, 김종규는 “수비는 여전하다”라고 혀를 내두른 뒤 “패스 센스가 더 좋아진 것 같다. 시야도 좋아서 애를 먹었다. 하지만 다른 수비 대안을 연습했기 때문에 잘 막아낼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결정적으로 박인웅 선수가 결정적일 때 3점슛을 넣어줘서 힘이 됐다”라며 후배를 격려하기도 했다.
함께 자리한 박인웅은 “연승을 이어 나갈 수 있어 너무 좋다. 내가 후반에 안일한 플레이를 해서 분위기가 넘어갈 뻔했는데, 감독님, 코치님, 형들이 모두 격려해 주셔서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라고 웃었다.
이어 4쿼터 2분 59초를 남기고 터뜨린 역전 3점슛에 대해선 “제가 넣을 때 보면 항상 수비에서 먼저 얻어맞고 넣은 기억이 있다”고 웃은 뒤 “정말 살 떨리는 기분이었다”라고 돌아봤다. 박인웅은 이날 18분 동안 3점슛 3개 포함 11득점을 몰아쳤다. 야투성공률은 100%. 김주성 DB 감독 역시 경기 뒤 박인웅의 활약에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끝으로 김종규는 올 시즌 DB가 후반에 강한 이유에 대해 “결국 농구에는 확률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운을 뗀 뒤 “전반과 후반의 슛감이 크게 다르더라도 결국 평균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수비는 그렇지 않다. 수비로 파생되는 리바운드, 속공 이것은 우리의 큰 장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점수 차를 한 자릿수로 좁혔을 때,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는 생각을 모두가 했다”라고 돌아보며 선수단의 좋은 분위기를 언급하기도 했다.
김우중 기자 ujkim50@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