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서울 삼성이 S더비 패배로 한국 프로농구 원정 경기 역대 최다연패 불명예를 새로 썼다.
SK는 20일 서울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3~24 프로농구 정규리그 삼성과 홈 경기에서 82-75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최근 3연승을 달린 SK는 7승 4패(승률 0.636)로 창원 LG와 공동 3위에 올랐다. 반면 삼성은 최근 8연패에 빠져 2승 10패(9위)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로 삼성은 프로농구 원정 경기 연패 최다 신기록을 썼다. 앞서 지난 18일 원주 DB전에서 패한 삼성은 역대 4번째 원정 18연패 기록을 썼고, 이날 경기 패배로 연패 숫자가 '19'로 늘었다. 대구 동양 오리온(1998년 11월 10일~1999년 3월 13일) 서울 SK(2003년 1월 18일~2003년 11월 29일) 서울 삼성(2021년 10월 22일~2022년 2월 6일)의 18경기를 넘는 불명예 신기록이었다.
삼성에 불명예를 안긴 건 SK가 자랑하는 리그 최고 외인 에이스 자밀 워니였다. 워니는 이날 31득점 15리바운드로 활약헸다. 경기 초반 SK의 공격이 풀리지 않을 때 홀로 독주하며 삼성을 상대로 '무쌍'한 모습을 과시했다. 자신보다 큰 삼성 코피 코번을 상대로도 능숙하게 골 밑 플레이를 펼쳤다. '역대급' 개인기인 플로터는 이날도 춤을 추며 삼성의 림을 갈랐다. 최대 11점 차까지 벌어졌던 경기는 워니의 질주 덕에 접전 양상으로 바뀌었고 결국 역전승으로 마무리됐다. 워니의 뒤는 지난 경기 20득점으로 살아난 오세근이 15점 8리바운드로 받쳤다. 지난 18일 수원 KT전에서 처음 완전체를 이뤄 승리한 SK는 이날 연승으로 시즌 전 우승 후보 기대치에 조금씩 다가가는 중이다.
삼성은 코번이 16점 1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그러나 경기 후반 집중력을 잃으면서 턴오버나 자유투 실패로 에이스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이정현이 3점 슛 5개를 포함 21점, 이원석이 10득점으로 분전했으나 SK의 기세를 잡기엔 역부족이었다.
경기 초반 기세는 삼성이 가져갔다. 삼성은 1쿼터 이정현의 슛 감각이 폭발하면서 치고 나갔다. 코번의 선제 득점을 시작으로 이정현이 3점 슛 2개를 포함해 득점 행진을 펼쳤다. 0-9로 초반 열세였던 SK는 1쿼터 중반까지 3-14로 밀리며 좀처럼 분위기를 뒤집지 못했다.
열세였던 1쿼터 분위기를 에이스 워니가 먼저 바꿨다. 골 밑에서 코번과 끈질긴 리바운드 경합 끝에 기어이 팀의 두 번째 득점을 넣은 워니는 1쿼터 막판 플로터를 꽂은 후 골밑에서 넘어지면서 연속 득점을 성공시켰다. 수비 빈 공간을 놓치지 않고 올려 넣었다. 워니의 맹활약 끝에 1쿼터 종료 스코어는 20-27. 그 중 13점이 워니의 몫이었다.
SK는 2쿼터 맹추격하면서 경기를 접전 양상으로 바꿨다. 삼성이 1옵션 코번이 빠진 사이에 워니가 연달아 득점을 성공시켰다. 장기인 플로터가 춤을 추면서 골 밑을 지배했다. 결국 2쿼터 종료 3분 42초 전 오세근이 상대 수비를 무력화하는 페이크 동작을 곁들여 동점 득점을 성공시켰고, 전반 종료 직전 김선형이 버저 비터 득점을 꽂아 45-43 역전으로 전반을 마무리했다.
3쿼터는 양 팀의 접전이 이어졌으나 후반 SK가 마침내 흐름을 뺏어왔다. 원 포제션 상황이 반복되던 쿼터 종료 1분 13초 전 오재현이 자유투 2개를 꽂아 리드를 벌렸다. 중요한 승부처에서 삼성 1옵션 코번이 흔들렸다. 코번은 쿼터 종료 53초 전 송창용에게 스틸을 허용해 실점을 내줬다. 이어 자신에게 자유투 기회가 찾아왔으나 이 역시 놓쳤다.
61-55 리드로 4쿼터를 맞이한 SK는 그대로 승기를 굳히러 달려 나갔다. 삼성이 4쿼터 무득점으로 묶이는 사이 SK가 연달아 득점했고, 최원혁이 정면에서 석 점에 성공해 리드가 11점까지 벌어졌다. 삼성의 원정 19연패에 쐐기가 박힌 순간이었다. SK는 그대로 리드를 이어가며 이날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했다.
원정 19연패 불명예를 안은 삼성의 다음 원정 일정은 오는 26일 수원 KT소닉붐아레나에서 열리는 KT전이다. 이날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기록이 20연패로 이어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