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는 22일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무려 소속 선수 4명을 타 구단에 뺏겼다. 특정 구단이 2차 드래프트에서 선수를 무더기로 뺏기는 폐해를 막고자 한 구단에서 지명할 수 있는 선수는 최대 4명으로 제한했는데, 이를 꽉 채운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최주환과 김강민이다. 최주환은 전체 1라운드 1순위로 키움 히어로즈, 김강민은 4라운드 22순위로 한화 이글스에 뽑혔다.
최주환은 개인 통산 타율 0.279 115홈런 594타점을 기록한 내야수다. 올 시즌에는 리그 홈런 공동 6위에 오르기도 했다. 수비력이 다소 약하나, 타격 장점은 확실하다.
SSG가 즉시전력감 최주환을 35인 보호 선수 명단에서 제외한 가장 큰 이유는 샐러리캡(연봉총액상한)의 의식해서다. SSG는 올 시즌 팀 전체 연봉 1위였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2023~2025년 3년간 설정한 샐러리캡 114억 2638만원에 거의 근접했다.
SSG는 제도 시행 전부터 샐러리캡 초과를 우려해 전략적으로 계약했다. 주축 선수와 다년 계약을 맺거나, 계약금이나 연봉을 특정 시즌에 집중해 샐러리캡 초과를 피하고자 애썼다. 김광현과 4년 총 151억원의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맺으면서, 2022년 연봉으로만 총 액수의 절반이 넘는 81억을 준 이유다.
샐러리캡 초과를 막는 동시에 향후 투자 여지를 남겨두기 위해 '연봉 다이어트'를 결정했다. 최근 몇 년간 다소 부진했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커리어가 뛰어난 고액 연봉의 선발 투수도 보호 선수 명단에서 제외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A 구단 관계자는 "SSG가 샐러리캡 한도에 부담을 느껴 이런 결정을 내린 것 같다"고 분석했다.
SSG는 내년 시즌 최주환의 연봉 6억 5000만원을 절감하게 됐다.
더군다나 최주환은 2020년 연말 4년 총 42억원에 FA(자유계약선수) 계약했다. 내년 시즌이 FA 계약 마지막 시즌이다. SSG로선 1년 앞당겨 이별을 택한 셈이다.
김강민은 프로의 냉혹한 현실을 마주했다. 김강민은 1982년생으로 언제 은퇴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나이. 현역 최고령 선수 추신수와 동갑내기로 올 시즌 부상 속에 70경기 출전에 그쳤다. 2022년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뽑혔고, 경험도 풍부하나 내년 시즌 활약 여부를 장담하기 쉽지 않다. SSG는 은퇴쪽에 무게를 두고 김강민과 논의 중이었다. 거취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유망주를 보호하고자 김강민의 보호 선수 명단 제외를 선택했다. 추신수의 경우 한구야구위원회(KBO)의 유권해석 결과 3년차 이내 선수로 자동 보호됐다.
최주환과 김강민의 이탈은 세대 교체의 의미도 담고 있다. SSG는 2022년 통합 우승, 올 시즌 정규시즌 3위를 이끈 김원형 전 감독을 경질했다. 구단은 "팀 운영 전반과 선수 세대교체 등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B 구단 관계자는 "SSG가 베테랑을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함에 따라 세대교체의 명분과 필요성을 다시 한번 알린 셈"이라면서 "전략적인 선택이 아니겠나"라고 해석했다. 또한 SK의 색깔을 지우려는 포석도 있다.
이처럼 여러 요소가 종합적으로 작용해 보호 명단 제외가 결정됐다. 두 선수가 계속 남더라도 2명의 유망주를 더 묶어두는 명분이 뒤따랐다.
SSG 구단은 최근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된 주축 선수에게 이를 통보하면서 구단의 사정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