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통산 세이브 3위(169개) 마무리 투수를 잃은 KT 위즈가 2차 드래프트에서 '베테랑' 불펜 우규민을 영입했다.
KT는 22일 열린 KBO 2차 드래프트에서 투수 우규민(삼성)과 투수 이태규(KIA), 내야수 김철호(NC)를 차례로 뽑았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우규민 영입이다. 팀내 마무리 투수 김재윤이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고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하면서 뒷문에 구멍이 생겼고, 이에 KT가 우규민을 영입해 공백을 메웠다.
38세의 우규민은 KBO리그에서 20시즌(경찰 야구단 포함) 동안 활약하며 759경기 82승 86패 106홀드 90세이브 평균자책점 3.95를 기록한 베테랑이다. 선발과 불펜을 오갔고 셋업맨과 마무리 투수 등 마운드에서 할 수 있는 보직을 모두 경험했다. 다만 이번 시즌엔 56경기 3승 1패 13홀드 평균자책점 4.81로 다소 부진했다.
나도현 KT 단장은 "현장과 계속 소통을 하면서 이번 드래프트에선 즉시 전력감을 영입하는 데 포커스를 뒀다"라면서 "우규민이 최근 부진했지만 1이닝 정도는 잘 막아줄 투수로 평가했다. 팀에서 젊은 투수들이 대부분인데, 우규민이 앞으로 2년 동안 허리에서 밸런스를 잘 잡아줄 거라고 생각한다"라며 우규민을 영입한 이유를 설명했다.
우완 투수 이태규에 대해선 "장안고 출신으로 계속 지켜봐왔던 선수다. 2019년도 KIA 타이거즈 2차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선수인데, 당시에도 피지컬과 투구 매커니즘이 좋다고 판단했다. 한참 밸런스 좋을 때는 150km/h까지 찍었다고 보고를 받았다. 아마추어 당시 약점이었던 제구도 좋아졌다고 판단해 영입했다"라고 밝혔다. 내야수 김철호에 대해선 "2루 수비가 평균 이상이고, 타격이나 선구안이 좋다고 판단했다"라고 전했다. 두 선수 모두 젊은 군필 자원이라는 점에서 KT의 눈도장을 받았다.
KT는 지난해 왼손 투수 기근에 시달렸다. 불펜에서 필승조로 분류될 만한 좌완 투수가 없었다. 결국 KT는 좌완 불펜 투수 없이 한국시리즈에 나섰고, 좌타자가 즐비한 LG 트윈스를 상대로 1승 4패를 당하며 준우승했다. 이강철 감독 역시 시리즈 도중 "왼손 투수가 없다"라며 한숨을 쉬기도 했다.
2차 드래프트에서 영입을 고려하지 않았을까. 나도현 단장은 "현장과 소통하면서 당연히 고려했다. 하지만 풀린 선수가 많이 없었다"라고 전했다. 최성훈(LG 트윈스)이 있었지만 3순위인 삼성이 먼저 지명했다. 나 단장은 "2차 드래프트에 풀린 선수들보다는 내부 선수들의 가능성이 더 좋다고 본다. 박세진과 전용주, 김건웅 등을 육성하는 게 더 낫겠다는 게 감독님 판단이다. 우리도 현장의 의견에 공감해서 뽑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외부 FA 영입에 대해서는 "생각이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현재 FA 시장엔 올 시즌 1점대 ERA(52경기 1.62)으로 부활한 LG 출신 좌완 투수 함덕주(28)가 시장에 나와 있다. 하지만 나 단장은 "현재로선 크게 관심이 없다. 불펜은 내부 육성과 부상 선수 복귀에 초점을 두고 있다"라면서 "투수 주권(28)이 시장에 나와 있는데, 그의 잔류에 포커스를 맞추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