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드민턴이 주춤하다. 아시안게임(AG)에서 한국에 막혀 자존심을 구긴 중국은 기세가 거세지고 있다.
배드민턴 여자단식 랭킹 15위 김가은(25·삼성생명)은 지난 25일 중국 선전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중국 마스터스(슈퍼750) 여자단식 준결승전에서 랭킹 3위 천위페이(중국)에 게임 스코어 0-2(16-21, 15-21)로 패했다.
천위페이는 한국 배드민턴 간판이자 랭킹 1위인 안세영(21·삼성생명)의 라이벌. 김가은은 지난 9~10월 열린 항저우 AG 개인전 8강전에서도 천위페이에게 1-2로 패한 바 있다.
김가은은 지난달 열린 코리아 마스터스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4년 8개월 만에 BWF 투어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톱랭커 참가율이 낮은 슈퍼300 대회였지만, 김가은에겐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지난주 참가한 일본 구마모토 마스터스에선 9위에 그치며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한국은 항저우 AG에서 메달 7개(금2·은2·동3)을 따며 선전했다. 하지만 이후 국제무대에선 중국에 밀리고 있다. 안세영이 한 달 넘게 무릎 부상 재활 치료를 받았고, 복식 조는 중국에 밀렸다. 천위페이는 덴마크오픈과 프랑스오픈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중국 마스터스에서도 그랬다. 현재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안세영은 지난 23일 열린 이 대회 단식 16강전에서 중국 왕즈이(랭킹 12위)에 0-2로 패했다. 안세영이 올해 처음으로 출전한 대회에서 포디움(시상대·3위 입상)에 오르지 못한 것이다.
김가은이 분전하며 결승 문턱에서 천위페이를 상대했지만, 결국 다시 패했다. 한국은 이번 중국 마스터스에서 서승재(26·삼성생명)-채유정(28·인천국제공항)이 나선 혼합복식만 결승에 올랐다. 이 종목 랭킹 1위이자 중국 조인 정쓰웨이-황야충 조와 26일 결승전을 치른다.